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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경영쇄신] ② '첫 여성 CEO' 한성숙…'상생' 씨앗 심고 무대 아래로


17일 이사회 개최…리더십 교체 논의

[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네이버가 초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 올해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벌어진 직원의 극단적 선택으로 촉발된 경영 쇄신 작업의 일환이다.

17일 네이버는 이사회를 개최해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아울러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김남선 투자·글로벌 인수합병(M&A)전담조직 책임리더를 내세웠다. 젊은 리더를 주축으로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어, 글로벌 사업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다.

앞서 네이버 이사회와 경영진은 회사 안팎 다양한 사업들의 더욱 든든한 글로벌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표 하에, 차기 네이버 CEO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자격 요건을 재정립하고 이에 맞는 역량 및 자질을 갖춘 후보를 지속적으로 추천하고 검증해 왔다.

두 내정자는 앞으로 '네이버 트랜지션 TF'(NAVER Transition TF)를 가동해, 글로벌 경영 본격화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구축 및 조직체계 개편에 나선다.

네이버가 초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 사진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조은수 기자]
네이버가 초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 사진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조은수 기자]

◆착한 '플랫폼'으로 네이버 이끌었지만 아쉬움 남아

이사회 결정에 따라 한 대표는 2023년 3월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다만 한 대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때까지는 수장직을 유지한다.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민컴의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한성숙 대표는 나눔기술·PC라인·엠파스 등을 거친 뒤 2007년부터 네이버에 둥지를 틀었다. 서비스1본부장, 서비스총괄이사 등 주요 요직을 거친 한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김상헌 전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창사 이래 첫 여성 CEO로 네이버를 이끌어왔다. 간편결제·라이브 동영상·쇼핑 등 모바일 전환 과정에서 네이버의 핵심 신사업을 키워온 점을 인정받았다.

네이버를 기술 기반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글로벌로 사업을 확대하는 숙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한 한 대표는 콘텐츠와 커머스·핀테크 등 신사업을 연이어 성공으로 이끌며 대표이사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3월, 연임에도 성공했다.

특히 한 대표는 '프로젝트 꽃'을 이끌며 플랫폼과 골목 상권과의 상생을 강조하며 네이버를 '착한 플랫폼'으로 이미지 변신을 이끈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프로젝트 꽃은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들의 다양성에 기술을 더해, 함께 성장하겠다는 네이버의 장기 방향성인 담긴 핵심 캠페인이다.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을 통해 수십만 온·오프라인 SME의 성장을 이끌고 탄탄한 비대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 작은 성공들의 파급력인 분수효과를 만들어왔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 발생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남은 임기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당시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네이버 직원 A씨는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노조는 고인이 평상시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명백한 업무 재해라고 분노했다. 또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함께 한성숙 CEO·채선주 최고소통책임자(CCO) 등 네이버 C레벨 임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사실을 알면서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로 "저를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사안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경찰 조사와는 별개로 사외 이사진에게 의뢰해 외부 기관 등을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받는 과정을 갖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핵임자(GIO)도 "이번 일의 가장 큰 책임은 회사 창업자인 저와 경영진에 있으며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 전면쇄신하는 것이 근본적이면서 본질적인 해결책"이며 "연말까지 경영 체계 쇄신을 마무리하라는 이사회의 제안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선장 바뀐 네이버號, 목표는 여전히 '글로벌'

다만 회사는 CEO 교체와는 별개로 글로벌 진출이라는 사업 기조는 유지한다. 독점적 성격을 가지는 플랫폼 특성 때문에 사업 확장을 위해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불거지는 플랫폼 기업과 골목상권·자영업자·소상공인과의 갈등에서 네이버가 빗겨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네이버는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선 2010년 초반에 소상공인·자영업자와의 한 바탕 전쟁을 지룬 뒤, 해외 눈을 돌렸다. 그 결과 '라인', '스노우', '제페토', 'V라이브', '네이버웹툰' 등의 연이은 성공으로 글로벌 IT사업자로 도약에 성공했다.

지난 달에는 라인을 통해 일본 커머스 시장의 진출을 본격화했다.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 3배 이상 큰 상거래 시장을 가지고 있지만, 전자 상거래 침투율이 10%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높다. 웹툰과 웹소설 기반의 2차 영상화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파트너십도 고려한다. 현재 제작사나 스튜디오 인수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검토할 계획이다.

유럽에서의 성장 가능성도 모색한다. 앞서 네이버는 2017년에는 프랑스 소재의 인공지능(AI) 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올해에는 스페인 1위 중고거래플랫폼 '왈라팝'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네이버는 "새로운 CEO를 포함한 리더들은 ▲주요 사업들이 글로벌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법적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며 ▲ 선제적인 기술·인력 투자를 통해 글로벌로 성장해나갈 신규 사업 발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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