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물 만난 생수시장…올 8천억 시장 '승승장구'


치열한 경쟁 속 용량 다변화로 점유율 확대…올해 8천억대 넘을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직장인 안모(40) 씨는 얼마 전 집에 있던 정수기를 없애고 한 달에 한 번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생수를 사먹기 시작했다. 정수기를 관리하는 것이 번거로웠던 데다 혼자 사는 탓에 물 소비량이 많지 않아 생수를 사먹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안 씨는 "정수기 물이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걸러진 것이란 얘기를 들은 후부터 생수 제품을 구입해 먹게 됐다"며 "관리 할 필요도 없고 먹기도 간편한 데다 가격도 저렴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생수 시장'이 웰빙 열풍 확산, 1인 가구 증가세에 힘입어 또 다시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물을 구입해 마시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빙하수', '해양심층수', '수소수'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출시되며 생수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특히 올해는 각 업체들이 1인 가구를 겨냥해 용량 다변화를 꾀하면서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생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7천810억원에서 올해 8천억원대 중반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프리미엄 바람이 불면서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기상청의 전망에 따라 무더위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생수 시장의 성장세는 더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반영되지 않은 올해 1분기까지 국내 생수 시장은 약 1천67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7%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인한 야외 활동 증가, 1인 가구 확대와 함께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춘 각 업체들의 용량 다변화 전략으로 올해 시장 규모는 8천억 원대를 훌쩍 넘을 것"이라며 "생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올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생수 시장 점유율은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이 판권을 갖고 있는 '제주삼다수'가 41.5%로 가장 높다. 롯데칠성 '아이시스(10%)', 농심 '백산수(7.5%)', 해태htb '평창수(4.5%)' 등이 추격하고 있지만 '제주삼다수'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유통업체들도 최근 저가 PB(자체 브랜드) 생수 제품을 앞 다퉈 출시하면서 이들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위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수 시장에서 '기타'로 분류되는 점유율이 40.9%인데 이 중 유통업체 PB 상품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유통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기존 업체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샘물협회 자료를 보면 500ml 생수는 일부 지역에서 149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대부분 이마트,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PB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들이 아직까지 '물맛'보다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기존 업체들은 올해 용량 다변화로 고객 확보를 노리고 있다. 특히 소용량 생수 시장이 휴대성이 좋아 여성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자 이를 겨냥해 300ml, 200ml 등을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1~2인 가구에 초점을 맞춰 1L도 새롭게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미 아이시스의 주력 용량인 500ml, 2L 제품뿐만 아니라 1L, 300ml, 200ml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농심도 지난해 백산수 300ml 용량을 선보였다. 제주삼다수는 올해 330ml와 1L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제주도에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그러나 생수 시장의 지속 성장으로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2016년 말 '지리산수'로 시장에 뛰어든 아워홈은 최근 정기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으며,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7월 '올반 가평수'로 시장에 진입해 2020년까지 점유율 5%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리온은 2016년 제주용암수 지분 60%를 취득하며 시장 진출을 선언, 내년부터 기능성 물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 생수 시장의 성장성을 눈여겨 본 해외 생수 브랜드들도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프랑스산 생수 '에비앙', 피지에서 수입해 오는 '피지워터'를 비롯해 최근에는 캐나다, 노르웨이, 뉴질랜드, 네팔 등 다양한 국가의 생수 제품들이 수입되고 있다. 현재 외국산 생수를 수입해 판매하는 업체는 64개로, 시장 점유율은 2%다.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업체들은 중국, 동남아 등 성장성이 큰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올해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제주워터'를 출시, 미주를 비롯해 중국, 동남아 등에서 '에비앙', '피지워터' 등 글로벌 제품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러시아, 홍콩 등에 지난해 32만 상자를 수출하며 전년 대비 33%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 수질을 신뢰하지 않는 중국인들도 물을 사먹기 시작하면서 중국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자 국내 업체들도 최근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라며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건강하고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만큼 프리미엄 생수 시장도 앞으로 커질 것으로 보여 차별화 제품을 선보이려는 업체들의 제품 개발 움직임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물 만난 생수시장…올 8천억 시장 '승승장구'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