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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人 경제시대]➂반려동물 시장, 싱글족 덕에 '쑥쑥'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키우는 싱글족 급증…4년 후 6조원대 성장

[장유미기자] #13일 오후 3시.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24시메디엘동물병원 내부에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반려동물들의 건강을 체크하러 온 이들로 넘쳐났다. 특히 이번 추석 명절 연휴 기간이 긴 탓에 고향에 다녀오기 전 반려동물을 집에 혼자 둘 수 없어 호텔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들도 많았다.

이날 병원에 방문한 배태랑(34) 씨는 "혼자 살아도 고양이가 있으면 덜 외로울 것 같아 키우기 시작했지만 집을 비울 때마다 걱정이 돼 병원 호텔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며 "고양이 때문에 자주 병원에 와서 진료도 받고 돈도 많이 들지만 키우면서 얻는 행복이 더 크기 때문에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김포24시메디엘동물병원 이민수 원장은 "최근 싱글족과 아이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들이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면서 병원 진료 시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의 애정을 쏟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며 "특히 외로움을 느끼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이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혼자라 외롭다, '반려동물' 권하는 사회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반려동물 사육 인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년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1.8%(457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0년(17.4%)에 비해선 4.4% 늘어난 수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반려동물 사육 인구가 1천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족'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000년 15.6%에서 2010년 23.9%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오는 2025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1.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이 가족과 느끼지 못하는 유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반려동물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며 "이로 인해 유통업체들이 사료와 의류, 놀이용품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인터넷에서는 애견 음악 사이트, 애견 작명 사이트도 등장할 만큼 관련 산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협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올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조2천900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1인 가구 증가세에 맞물려 4년 후에는 6조원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세로 인해 최근에는 정부까지 반려동물산업을 미래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 "편의점도시락 먹을 지언정 반려동물에겐 좋은 것만"

유통업체들은 발 빠르게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식품업체 중에서는 CJ제일제당과 KGC인삼공사, 하림, 사조산업, 풀무원 등 대기업들이 앞 다퉈 반려동물용 사료 및 간식 제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네슬레 퓨리나, 한국 마즈 등 외국계 사료 전문 브랜드가 이미 시장의 70% 이상을 선점하고 있어 쉽지만은 않다.

여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애견 사료업체인 로열 캐닌사도 국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최근 전북 김제에 수백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관련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패션업체들도 반려동물 시장을 겨냥해 전문 브랜드를 앞 다퉈 론칭하고 있다. 이미 해외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뷔통과 구찌 등은 수백만원짜리 강아지 가방, 강아지 목줄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이랜드,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새롭게 애견용품 라인을 론칭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달 라이프스타일숍 '모던하우스'를 통해 애견용품 라인 '펫본'을 출시하고 의류와 액세서리, 쿠션, 장난감, 간식거리 등 400여개 상품을 선보였다. 또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는 반려견을 위한 맞춤 라인인 '페넥트 라인'을 론칭하고 의류, 가방 등 총 7개 스타일을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도 반려동물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애완용 샴푸, 미스트 등이 포함된 애완용품 브랜드 '시리우스'를 론칭하고 유해 물질 및 자극 성분을 배제한 제품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선보이고 있으며 애경도 지난 4월 반려동물 전문 기업 이리온과 협업, 브랜드 '휘슬'을 통해 샴푸와 미스트 등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소비자의 상당수가 1~2인 가구인데다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저출산 기조 등과 맞물려 반려동물 개체수의 증가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반려견(개)의 경우 어느 정도 포화상태라는 관측도 있는 만큼 반려묘(고양이) 관련 시장의 성장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들을 중심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만큼 관련 시장은 갈수록 세분화, 고급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반려동물 보험 및 반려동물 관련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 등 금융상품도 등장했고 반려동물 전용 의류, 액세서리부터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반려동물 유치원과 호텔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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