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 71주년을 맞아 사면을 실시하겠다고 해 사면 대상에 누가 포함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많고, 국민의 삶의 무게가 무겁다"며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전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사면 실시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은 "광복 71주년을 맞이해서 국민들의 역량을 모으고,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면을 실시하고자 한다"며 "관계 수석께서는 이런 취지를 살려서 어려운 국민들이 조그만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이 사면을 결정한 것은 브렉시트 사태 등의 여파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국민 삶의 무게, 북한 핵 문제 등으로 안보 위기까지 겹친 상황에서 국민 통합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것인 만큼 사면의 폭이 커질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의 임기 중에 실시된 지난 두 차례의 사면에서는 정치인과 경제인의 사면을 최소화한 바 있다. 이는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비리로 인해 처벌받는 유력인사들의 특사를 최소화하겠다는 원칙을 밝힌데 따른 것이다.
2014년 1월 첫 사면에서는 기업인과 정치인의 사면이 배제됐고, 2015년 광복 70주년 사면에서는 주요 경제인 14명만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이 중 재벌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1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통령이 사면 이유를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전기'로 든 만큼 기업인 사면도 다수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기업인은 10월에 만기 출소하는 최재원 SK 부회장과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집행유예 상태인 김승연 한화그룹 전 회장이 거론된다. 배임 등의 이유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재상고를 한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상고를 포기하면 사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도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등으로 인해 재벌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재벌 총수 사면이 전격적으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정치인 대상자들은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300만원 벌금형이 확정된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 저축은행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500만원 벌금형이 확정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을 복역한 정봉주 전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12일 사면과 관련해 "대통령이 말씀하셨으니 관련 부처에서 대상과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세번째 사면이 원칙을 지키는 민생 사면에서 그칠지, 경제인과 정치인의 대폭 사면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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