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카카오가 음악 서비스 멜론을 인수함에 따라 카카오톡 가입자를 기반으로 대대적인 음악서비스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하는 모바일 서비스에 음원을 이용하는 음악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콘텐츠 사업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K-팝을 활용해 글로벌 진출에도 가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이목이 카카오로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는 11일 사모펀드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가 보유한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천700억원에 인수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카카오는 7천500억원은 유상 증자를 통해 진행하고 나머지는 자체 보유한 현금과 인수 금융을 활용할 예정이다.
◆양사간 다양한 시너지 발휘 예상
음악서비스 업계 1위인 멜론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450만명 전후로 시장 점유율 55~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전체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수는 6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스마트폰 이용자 대비 15%에 그치고 있어 음악서비스의 시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카카오는 이같은 음악서비스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1조8천여 억원에 멜론을 포함한 로엔엔터를 전격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의 영향력에 따라 멜론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은 셈이다.
특히 카카오가 간편결제 카카오페이를 멜론에 연동할 수도 있어 음악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도 할 수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음악은 한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거나 전 세계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갖는다"며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이 가진 음악 컨텐츠의 결합을 통한 무한한 시너지 창출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로엔은 지난 2014년 매출 3천230억원, 영업이익 585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2015년에는 로엔의 매출이 3천530억원, 영업이익은 596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엔은 그동안 유료 음원 수익의 성장한계에 이른 가운데 동영상, 쇼핑, 티켓 사업등의 신사업을 모색해왔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중국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LeTV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한중 아티스트의 중국 현지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한 해외 거점을 마련하고 현지 네트워크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신사업 부문은 아직까지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해외(중국) 진출에 가속도를 내는 카카오로선 로엔의 사업을 추가한다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뮤직과 쌍두마차 가동
카카오는 그동안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1boon'을 론칭하고 카카오TV 등을 출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모바일 콘텐츠를 강화해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013년 음악서비스 업체 벅스와 함께 '카카오 뮤직' 서비스를 론칭한 바 있다.
카카오뮤직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벅스와 공동 기획하에 지난 2013년 9월 출시된 소셜 음원 서비스다. 음원을 다운로드 받을 수는 없지만 자신의 SNS(카카오스토리 등)에 음원을 등록할 수 있다.
카카오의 수익 가운데 카카오 뮤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카카오뮤직을 통해 음악과 SBS의 시너지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뮤직, 카카오페이지, 이모티콘 등이 포함된 '기타' 매출은 199억원으로 전년대비 3.2배 성장했다. 카카오뮤직은 출시 1년만에 다운로드 수 1천520만건을 넘었고 지난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270만명에 달하면서 멜론에 이어 2위까지 오른바 있다.
이같은 이용률 증가는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국내 점유율이 영향을 끼쳤고 다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달리 '친구와 함께 듣는'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의 차별점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당장은 카카오뮤직의 서비스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멜론을 인수하더라도 벅스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음원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멜론 인수 이후에 음악 창작자 기반의 콘텐츠 생태계를 확대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 등의 다양한 시너지가 발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국내 음반 시장은 연평균 36%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도 19.2% 성장률을 기록하며 5천8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디지털 음반 시장은 4천600억원 규모로 전체 79.3%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멜론의 결합으로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중견 업체들의 재편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