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못된고양이'로 알려진 양진호 NC리테일그룹 대표는 어릴 때부터 궁하면 스스로 해결한다는 신조 아래 액서세리 업계 최초로 프랜차이즈에 성공했다. 아버지와 일요일마다 외식 기행을 했던 추억을 되살려 '익숙함 속의 새로움'이란 가치를 발견한 죠스푸드의 나상균 대표는 '죠스떡볶이'와 '바르다 김선생'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신간 '히든CEO'는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부문별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11개 브랜드 CEO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많은 매체에 노출돼 있긴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진솔한 삶을 단 한 번도 털어놓은 적이 없는 이들의 진솔한 민낯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이 책은 흔한 창업 성공담이나 자기계발 유의 훈계조 스토리를 찾아볼 수 없다. 가장 낮은 곳에서 온몸으로 익힌 유용한 경험들이 담겨있다. 이 책에 등장한 '히든 CEO'들에게서는 하나같이 빛나는 개성과, 끈질기게 한 방향으로 용맹스레 정진한 뚝심이 읽혀진다.
그들은 모두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서 살아가는 워커홀릭이며, 무엇이든 집중해서 일하고, 힘들다는 기색조차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는 '자고 일어났더니 하루아침에 슈퍼리치가 돼 있더라'와 같은 후일담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공통점이라면 '가슴 아래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눈물' 같은 절심함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살아남았다. 험한 IMF 사태와 사스, 조류파동, 메르스 등을 헤쳐 나온 그들에겐 넘지 못할 산이 없었다. 온몸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매의 눈으로 포착한 기회를 파고들었다. 식사비를 아끼기 위해 밥보다 저렴한 면을 먹었고, 물 먹은 솜방망이처럼 축 처진 몸을 이끌고 4시간씩 출퇴근하는 버스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히든 CEO들은 "잘 나가는 가게는 오너가 영업만 잘하면 되지만, 이것이 프랜차이즈 사업이 되면 본격적으로 전문경영인의 영역이 된다"고 말한다. 후배나 예비 창업자들에게 막연한 기대감으로 '장사'라는 사업에 뛰어들어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고통받지 말라는 메시지도 보낸다. 히든 CEO에는 그동안 자신들이 힘겹고 고통스럽게 걸어온 길을 후배들이 따라가지 않길 바라는 히든 CEO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정현식, 양진호, 나상균, 이범택, 박효순, 최성수, 이재욱, 강동원, 임철준, 윤정연, 권원강 지음/새빛, 1만6천원)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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