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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비전' M&A, 콘텐츠 시장에 어떤 영향?


방송학회 주최 '인수합병의 조건' 세미나서 공방전

[강호성기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콘텐츠 시장은 활성화할까?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향후 5년간 5조원 규모를 디지털전환과 케이블망 고도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약 7조 5천억원의 생산유발 및 4만8천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방송학회가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미디어 기업간 인수합병의 조건 세미나'에서는 헬로비전 M&A가 콘텐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열띤 공방전을 벌였다.

발제에 나선 심영섭 한국외대 교수는 통신시장뿐만 아니라 방송시장에까지 지배력 고착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전체적으로 헬로비전의 M&A는 CJ와 SK그룹에겐 뛰어난 선택이 될 것이지만 과연 시장과 이용자에게는 어떤 혜택이 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SK의 전국시장 지배력 강화로 인해 지상파 중심이 방송시장이 플랫폼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사이의 경쟁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고 특히 결합상품 경쟁심화로 방송시장 재원의 축소 및 변동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심 교수는 지역뉴스기금을 만들어 운영하는 등의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망영역에서의 설비, 영업 등의 정리해고, 계약연장포기, 위탁해지 등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고용승계 및 녿동조건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방송사업의 인수합병 문제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것으로, SK텔레콤이 헬로비전 인수에 대한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플랫폼 기업간 합병은 채널사용료 감소, 채널배치 협상력 약화, 전략적 제휴에 따른 시장 지배력 공고화가 뒤따를 것"이라며 "시장보호를 위해 시장지배력 행사에 상응하는 콘텐츠 펀드 조성,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 겸업방지책 도입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방송시장이 제작비, 콘텐츠 투자비가 주는 환경에 처했다고 진단하고 이번 M&A를 통해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전략적 제휴에 따른 플랫폼과 콘텐츠의 타 사업자에 대한 봉쇄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며 "시청자에게도 방송 플랫폼 선택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상업화가 가속화하며, 지역채널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인수합병 심사에서 정부가 시장지배력에 상응하는 수준의 콘텐츠 지원펀드 조성 및 사회공헌 활동 재원마련을 전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SK텔레콤과 헬로비전의 합병을 플랫폼 사업자간의 소유겸영 차원에서 규제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다플랫폼 사업자와 MPP의 합병까지 고려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이 먼저 해답 내놓아야"

토론에 나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이종관 위원은 "일단 M&A를 허용하고 나면 이후에 문제가 생겨도 바로잡기 힘든 회복불능이 생길 수 있다"면서 "SK텔레콤이 헬로비전과의 합병 이후 이용자에 어떤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비전을 먼저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결합상품 시장은 수직적, 수평적 결합에 따른 파급효과가 크다면서 기업의 효율화가 투자를 낮추며, 콘텐츠는 저가화되는 수준이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방송 정책의 원칙에 대한 재편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문제로, 단기적으로 인수합병의 적합성을 볼 게 아니라 당국이 공정한 경쟁환경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인수합병의 논의를 시급히 결정해야 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여성민우회 강혜란 정책위원은 "통신자본의 방송지배는 방송의 저가화, 콘텐츠의 불리한 지위심화, 시장지배력 강화 등을 야기시킨다"면서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려 확대에 따른 콘텐츠 사업자의 협상력이 낮아지고 플랫폼 공정성, 저널리즘 약화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SK가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향후 아날로그 가입자에 대한 가혹한 영업행위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전히 아날로그 가입자의 보호가 미흡한 실정"이라며 "규제당국도 아날로고 가입자들에 대한 보호방안을 심사에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미디어 연구소 정미정 부소장도 "SK텔레콤은 헬로비전 인수합병의 키워드로 공생을 얘기하지만 통신사업자 중심의 플랫폼 다수가 방송산업에 대한 의지나 이해가 없다"면서 사실상 이윤추구에만 매달릴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기존 IPTV 출범 당시 사업자들이 내놓은 약속들이 지켜지고 있는가"라고 되묻고, 정부에 "최소한의 약속이 강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추세 따라잡을 기회"

반면 케이블TV 업체인 하나방송의 이덕선 대표는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는 글로벌 추세를 감안할 때 더 이상 자기 영역을 지키는 것은 생존을 담보하지 않는다"며 "이번 인수합병 추진을 계기로 방송통신 글로벌화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사의 제휴는 시장의 독과점 폐해를 증진시킬 것 같지 않으며 소비자 역시 SK텔레콤의 헬로비전 인수에 따른 방송 선택권을 제한받을 가능성도 없다"면서 "프로그램제공사업자(PP)의 영향력이 커지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터넷서비스사업자(OTT)가 증가하는 등 빠른 변화에 대한 대처가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케이블 TV 시장에서는 CJ헬로비전과 경쟁관계임에도 그는 헬로비전 M&A 이후 방송의 요금인상 가능성이나 CJ E&N을 통한 콘텐츠 독과점 가능성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통신사업자가 결합판매를 통해 방송이 무료화되는 것은 우려한다"며 "이는 이번 인수건과 무관하게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 윤석암 미디어사업부문장은 "이번 M&A가 정체된 케이블TV의 디지털화, 망고도화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디지털화를 통한 PP 수신료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암 부문장은 "기술진화에 따라 뉴미디어인 IPTV조차 언제 새 플랫폼과의 혁신 경쟁을 벌어야 할지 모른다"며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싸게 제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자기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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