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농심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생수사업을 확대시켜 국내를 넘어 약 23조 원 규모의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이를 위해 중국 전역에 퍼져있는 1천여 개의 신라면 영업망을 활용, 중국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백산수'의 약 70% 정도를 중국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초기 입점률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2일 농심은 이달말부터 백두산 '백산수' 신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오는 2025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백산수'로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박준 농심 대표는 "농심이 지난 50년 동안 '면(麵)의 역사'를 써 왔다면 앞으로는 '물의 신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백산수 신공장이 풀가동되고 중국 내 판매와 해외수출이 본궤도에 오르면 한국기업의 생수 브랜드가 세계적인 생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12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백산수는 '백두산의 좋은 물'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출시 초반부터 시장 선두권을 차지하는 등 빠르게 시장을 점유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1~8월 백산수 매출은 총 2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5% 늘었다. 생수시장 전체 증가율이 10%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백산수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고 회사 측은 평가했다.
농심은 백산수를 신라면에 이어 제2의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시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먼저 중국 지역을 공략하고, 22개 시장으로 세분화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단계별로 영업력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1단계 공략 지역은 수원지 인근에 위치한 길림성·요녕성·흑룡강성 등 동북3성과 상해시, 청도시 등 3곳이다. 이후 농심은 동부해안 대도시와 서부내륙 지역으로 차츰 영역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박 대표는 "특히 동북 3성에서 백산수를 '지역 대표 특산물' 브랜드로 각인시킬 것"이라며 "2017년까지 이곳에서만 국내 삼다수 연매출(2천630억 원)과 맞먹는 2천7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백두산에 약 30만㎡의 부지에 공장동, 유틸리티동, 생활관 등 연면적 8만4천㎡ 규모로 신공장을 건설했다. 이곳의 생산라인은 총 2개로, 0.5L와 2L 제품을 각각 생산할 수 있는 '전용라인'이 갖춰졌다. 생산량은 분당 약 1천650병이다.
신공장 건설로 백산수 연간 생산량은 국내 생수 브랜드 중 최대로 올라섰다. 신공장에서 연간 생산할 수 있는 백산수는 최대 100만 톤이며 기존 공장 생산량 25만 톤까지 합치면 연간 125만 톤의 백산수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 1위 제주삼다수의 연간 생산량은 70만 톤 내외로 추정된다.
농심은 향후 백산수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3개 생산라인을 추가할 수 있는 공간을 공장 내에 확보해 놨다. 또 중국 정부 소유의 철도 운영권을 공장 운영기간 동안 사용하는 조건으로 확보해 신공장에 '철도 기반 물류 시스템'도 갖춰 물류비도 대폭 낮췄다.
농심 관계자는 "수원지인 백두산 내두천으로부터 자연 용출되는 원수(原水) 중 하루에만 최대 2만 톤을 백산수 공장으로 끌어올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즉각적인 증설로 생산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다"며 "향후 5개 라인이 풀가동되면 연간 200만 톤 이상을 생산, 에비앙의 생산능력(6천 톤/일)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철도 기반 물류 시스템'을 통해 생산된 백산수를 곧바로 중국 기간 철도망을 활용, 내륙의 주요 거점까지 논스톱으로 운송할 수 있다"며 "막대한 물량의 백산수를 판매하는데 유리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백산수 신공장을 구성하는 생산설비 역시 세계 최고 장비들로 갖춰 품질 높이기에 나섰다. 수원지로부터 흘러온 물을 여과하는 설비는 독일의 펜테어사로부터 도입했으며, 페트 용기 제작은 캐나다의 허스키사가 맡았다. 허스키사는 생수용기 사출설비에 있어서 세계 80%의 점유율을 보이는 글로벌 업체다.
또 충전∙포장 설비는 독일의 크로네스사의 제품으로, 물을 생수병에 담는 공정부터 라벨지 포장, 컨베이어 벨트 이송, 적재까지 대부분의 공정을 담당한다. 독일 크로네스사는 1951년 설립된 글로벌 넘버 원 식음료 생산 설비 업체로, 에비앙, 피지워터 등 세계적인 음료 브랜드의 생산설비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이러한 모든 공정을 공장 내 '중앙통제실'에서 초 단위로 관리를 한다"며 "품질은 물론 글로벌 생수로서의 소비자 신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농심은 중국 내 불고 있는 프리미엄 생수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급격한 도시화로 수질 논란이 더해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건강한 물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근 백두산 광천수 사업에 중국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으며 중국 대표 라면기업 캉스푸를 비롯해 농푸산췐, 와하하, 헝다, 퉁이 등이 대표적이다.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는 "백산수, 농푸산췐, 와하하, 에비앙 등 천연광천수로 분류되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중국 내 성장률은 전체 생수시장 성장률을 앞선다"며 "중국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진 것도 시장 성장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박준 농심 대표는 "농심은 백산수 사업 구상 때부터 글로벌화를 지향한 만큼 백산수를 '한국판 에비앙'으로 키울 것"이라며 "세계 최대 생수시장인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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