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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2차戰' 파상공세…초조한 '롯데'


롯데 '수성'에 안간힘…롯데家 경영권 분쟁 SK·두산·신세계에 기회

[장유미기자] '황금티켓'으로 불리는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둘러싼 '2차 대전'이 펼쳐진 가운데 '수성' 전략을 펼치고 있는 롯데와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신규업체들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롯데와 두산은 지난 12일 같은 날 간담회를 열어 경쟁하듯 '상생' 공약을 발표하고 반드시 사업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또 이들은 그룹 총수까지 전면에 나서 면세사업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며 반드시 이번 승부에서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더불어 SK네트웍스 역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카 라이프, 패션과 함께 면세점을 3대 신성장 사업으로 내세운 만큼 이번 주 중 청사진을 제시하며 승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11월 초에 올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과 부산에 4개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5일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나선 곳은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신세계, 두산, 형지 등 5개 기업이다. 이 중 형지는 오는 12월 15일에 특허권이 만료되는 부산 신세계 조선호텔면세점을 두고 신세계와 경쟁을 벌인다. 또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곳은 롯데, SK네트웍스, 신세계, 두산 등 4곳으로 압축됐다.

올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면세점 본점(12월 22일)과 월드타워점(12월 31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11월 16일) 등으로 특허 만료일이 각각 달라 롯데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에서 복수로 신청했다.

이에 따라 면세 사업에 처음 도전하는 두산은 워커힐·소공점·월드타워점 3곳에, 7월에 탈락했던 신세계도 이들 3곳에 모두 신청했다. 기존 업체인 SK네트웍스 역시 워커힐에 추가로 월드타워점을 노리고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입지로 앞세워 신청했다.

◆'수성' 나선 롯데, 대규모 '상생' 자금 투입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지난 12일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면세점 쟁탈전에서의 승리를 자신했다. 이미 롯데가 세계 3위 사업자로 올라선 만큼 경쟁업체인 두산, 신세계, SK와 운영능력 부분에서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는 "이번 입찰은 사업권 갱신을 위한 것일 뿐 특별히 누구를 경쟁상대로 두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지난 35년간 수 많은 투자를 통해 세계적 상품공급업체, 물류센터, 네트워크 등의 인프라를 구축했고 이를 신규업체들이 단시간 내에 갖추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롯데에서 특허권이 만료되는 곳은 소공점과 잠실 월드타워점으로, 두 곳 매출은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전체 매출의 56.5%인 총 2조4천583억 원이다. 또 각각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소공점이 1조9천763억 원, 잠실 월드타워점이 4천820억 원이다.

이와 함께 롯데면세점은 현재 코엑스점도 운영하고 있어 서울 시내 면세시장 점유율이 60%를 넘어 독과점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이 대표는 "독과점을 우려하고 있지만 지난 7월 선정된 신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독점 문제는 자동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신규 업체 진입은 환영하지만 기존 업체들을 영업 못하게 해서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고 경쟁을 완화하려는 것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롯데는 롯데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불똥이 면세사업에 튈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이로 인해 이날 간담회에는 롯데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까지 직접 나서 상생 전략을 발표하며 사업권 수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신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면세점으로서 성장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해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롯데그룹 회장으로서 롯데면세점의 비전달성을 지원하고 독려하겠다"고 덧붙였다.

◆'발톱' 드러낸 두산, '상생·MD 차별화'로 공격

두산은 이번 쟁탈전에서 '상생'과 'MD'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동대문 상권 활성화, K브랜드 글로벌화 등을 위해 영업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면세 사업권 확보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지난 12일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내년 6월에 매장을 오픈해 사업 첫 해 5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2년차에는 매출 1조 원을 돌파해 5년간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별도 재원을 들여 중소·중견기업 지원, 협력사 지원, 중견면세점 지원 들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특히 그동안의 네트워크와 기반을 바탕으로 국내 브랜드를 매년 30개 이상 발굴해 면세점을 통한 글로벌 판로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면세점을 운영하게 되면 전체 면적의 40%를 국내 브랜드로 채우고 이 중 30%는 중소·중견기업을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면세점과 달리 패션 브랜드 비중을 높이는 것과 함께 편집샵을 마련하고 매출 대비 이익률이 높은 주얼리, 화장품 등을 전진배치해 MD에 차별성을 둔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보그', '얼루어' 등 패션 매거진을 20년간 운영한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젊은 중국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루이비통, 샤넬, 디올 등 해외 브랜드를 포함해 460여 개 브랜드도 입점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 사장은 "한 때 동대문 상권 규모는 18~20조 원까지 올라갔지만 최근에는 12조 원으로 내려앉았다"며 "면세점 운영을 통해 동대문 상권을 활성화시키는데 우리가 적임자라고 생각해 이번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세점 운영 능력에 대한 주변의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룹 내 여러 계열사에서 이와 관련된 인력들이 이미 확보된 상태여서 경쟁사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특허권을 잃는 업체에서 이탈하는 인력과 물류시설도 최대한 흡수해 기존 면세산업에 타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적 '공수전환' 나선 SK·신세계

지난 7월 고배를 마셨던 신세계는 면세점 운영 전략 공개 시기를 조율하며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쟁탈전에 좀 더 차분하게 나서는 분위기다. 서울에서는 사업권 획득을 위해 기존 업체를 공격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부산에서는 형지의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수성전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 신세계는 현재 부산과 인천공항 2곳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해 영업적자를 낸 상태여서 이번에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돼 이익창출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SK네트워크 역시 올 연말 서울 광장동 워커힐면세점의 특허권이 만료되면서 이를 수성함과 동시에 '롯데 월드타워점'을 노리고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입지로 앞세워 공격에 나선다. 또 이번주 중 이와 관련한 비전을 발표하고 면세 사업권 확보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경영권 분쟁, 두타는 운영능력 부족, 신세계는 교통혼잡 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이번 경쟁에서 승산이 없을 것"이라며 "SK가 그나마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롯데는 가장 뺏길 가능성이 높은 월드타워점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근에 코엑스점을 운영하고 있는데다 경영권 분쟁의 불똥이 튀어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롯데 경영권 분쟁이 새롭게 서울 시내 면세사업에 도전하는 업체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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