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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주총, 장남 신동주 父 없이 '정면돌파' 나설까


한·일 '원톱' 신동빈 승리 자신, 신동주 '반격카드'는...

[장유미기자] 롯데 일가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막바지 세몰이 총력전에 나선다.

이번 주총은 신 회장이 한·일 롯데를 장악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만큼 수세에 몰린 신 전 부회장이 정면승부를 펼칠지, 이번 주총 결과를 살펴본 후 후일을 도모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16일 오전 11시 5분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동행할 것이라는 재계의 관측과 달리 홀로 일본으로 향한 것.

신 전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으로 출국한 뒤 나흘만인 11일 오전 신 회장이 롯데 지배구조 개선책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일자를 발표하자 당일 밤 늦게 급히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은 '반 신동빈' 세력으로 지목됐던 6촌 형 신동인 전 롯데 구단주대행과 누나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이번 다툼에서 한 발 물러서면서 친족을 중심으로 한 우호세력 확보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설득해 17일 열리는 주총장에 대동하려 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아버지의 지지'가 신 전 부회장에게 남겨진 거의 유일한 카드인 만큼 신 총괄회장이 이번 주총에 나타난다면 자신의 우호세력 확보에 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이 지난달 27일 일본에 다녀온 후 건강이 좋지 않아 이번 주총에 함께할 수 없게 되면서 신 전 부회장이 당장 반격할 수 있는 유력한 카드는 없어 보인다. 아버지가 없는 상태에선 동생인 신 회장보다 지지세력 확보가 힘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는 3분의 1이 광윤사, 3분의 1이 우리사주, 나머지는 임원들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자회사나 조합이 가지고 있다. 이 중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각각 2% 미만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장에서 이사진 교체를 긴급 안건으로 내놓고 표 대결을 하거나, 신 회장이 내놓은 안건 등을 부결시켜야 한다. 신 전 부회장의 주장대로라면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대표인 광윤사와 우리사주 지분을 합쳐 우호지분 3분의 2를 확보한 만큼 이번 주총에서 자신의 뜻을 이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들이 신 회장의 편인 데다 각 이사진들이 우리사주와 임원들의 자회사, 조합에서 대표성을 가진 사람들로 세워진 만큼 신 회장의 우호세력이 월등히 많아 이 같은 결과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은 동생인 신 회장이 한·일 롯데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우호세력 결집을 굳건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이사로 오르는 등 대세를 장악한 상황이다. 또 지난 13일에는 오전 일본으로 출국해 이번 주총에서 자신을 지지해 줄 우호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주총에서 자신이 내건 그룹 개혁 안건의 통과 여부에 따라 신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히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경영권 분쟁과 연관 있는 신 전 부회장의 이사진 해임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일반적으로 참석 주주 50%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정관 변경·신설과 관련된 안건은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기존에 없던 사외이사직을 만들기 위해 정관 신설이 필요하다면 66.7%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재계 관계자는 "형인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다뤄지는 안건을 막아야만 자신의 반격카드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세력을 모아 이사진 교체 안건으로 별도의 주총 개최를 요구하거나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L투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무효소송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신 회장이 현재 한·일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고 이사진들이 신 회장의 편에 서 있는 만큼 신 전 부회장이 주총을 통해 반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주총에서 신 회장의 안건이 통과돼 대세가 완전히 기울면 신 전 부회장이 향후 주총이나 소송을 벌인다고 해도 판세 역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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