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금융소비자원(이하 금소원)은 16일 2014년 올해의 금융소비자 10대 뉴스로 ▲금융정보 대규모 유출 사태 ▲KB 사태 ▲서금회 등 금융인사 난맥상 재연 ▲전자금융 사기피해 증가 ▲동양사태 등 소송 및 분쟁조정 증가 ▲금융감독원장 경질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무산 ▲우리은행 매각 실패 ▲금융사태 관련 감사청구 ▲자살보험금 지급 논란 등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전자금융사기, 금융사의 낙하산 인사, 고객정보 유출 문제,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무산 등은 작년 10대 뉴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이러한 문제가 금융권의 고질적 문제임이 또 다시 증명된 것이라고 금융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조남희 금소원 대표는 "2014년은 대규모 고객정보유출, KB금융지주 인사 사태 등 금융권의 취약한 정보관리 및 인사의 문제가 크게 부각된 한 해로, 문제의 근본원인은 결국 관치금융의 한계와 폐해가 다시 한번 확인되었지만, 관치에 대한 책임규명은 별다른 성과나 효과가 없었다"면서 "실질적인 소비자보호 및 구제 대책의 진전보다는 과거처럼 금융당국의 개입만 더 증가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금융정보 유출 사태 = 금융사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문제는 올해 초 크게 부각됐다. 그 동안 금융사 정보관리의 문제는 물론, 전 국가적 차원의 국민 정보관리가 문제가 되면서 시장에 큰 반향을 몰고 왔다. 금소원은 "이를 계기로 국민 전체적으로 개인 정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지만, 피해자 구제 및 보상은 과거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KB 사태 =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문제를 둘러싸고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이 대립했던 이른바 KB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금소원은 '낙하산 인사'를 꼽았다. 금소원은 "금융지주 회장은 재경부 관료 출신인 모피아(재경부+마피아)였고 은행장은 최근 부각된 한국금융연구원 출신의 연피아였다"며 "능력과 무관한 모피아, 연피아가 서로의 배경만 믿고 낙하산간 세력 다툼이 이번의 KB금융지주 사건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금회 등 금융인사 난맥상 재연
◇전자금융 사기피해 다시 증가 = 스미싱, 파밍 등 전자금융사기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모든 책임은 피해를 당한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금융환경은 올해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금소원은 판단했다.
금소원은 "전년도에 비해 올해 피해가 증가하는 등 전자금융사기 대책이 시장에서는 효과가 반감됐다"며 "이는 금융사기 조직이 주로 해외에 기반을 둔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출현하고 국내인으로 전문화, 집단화, 정교화되면서 사기피해층이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동양 사태 등 소송 및 분쟁조정 증가 = 동양그룹이 동양증권을 통해 전국의 금융소비자들에게 부실 계열사의 기업어음(CP), 회사채를 발행해 판매한 이른바 '동양 사태' 등을 거치며 금융소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금융 관련한 소비자 소송이나 분쟁조정이 증가하고 있다고 금소원은 진단했다.
올해 초 동양 관련 소송을 시작으로 정보유출 관련 소송,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부당적용 소송 등 소비자 소송이 증가한 한 해였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장 경질 조치 = 동양 사태, 금융사 정보유출 사태, KB 사태 등 줄 이은 금융 사태가 이어진 가운데,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1월 전격 경질됐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무산 =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분리해 출범을 추진중인 금융소비자보호원이 올해 설립되지 못했다.
금소원은 "금융위원회는 올해도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에 동분서주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고 금융소비자 기획단 등 소비자보호 명분의 조직 확대를 지속중"이라며 "금융소비자를 위한 진정성 없는 보호원, 진흥원 등의 설립은 자칫 금융위를 위한, 금융관료를 위한 퇴직자리 마련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제대로 된 설립 추진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매각 또 실패 =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이 다시 불발됐다. 금융당국은 정부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6.97% 가운데 30%는 통으로 넘겨 경영권을 주고, 나머지는 소수지분으로 쪼개 파는 방식을 추진했는데, 결국 경영권 매각은 실패했고, 소수 지분 매각도 흥행하지 못했다.
◇금융사태 관련 감사청구 = 감사청구는 대규모 금융사고로 인해 동일한 유형의 금융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공적기관에 감사를 청구하도록 지원해 피해를 구제받도록 하는 것이다. 금소원은 "금소원이 동양사태 및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의 감사청구가 수용돼 감사 실시 후 결과도 발표됐지만, 소비자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살보험금 지급 논란 = 재해사망특약에 가입한 경우 자살을 사고로 분류해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주장에 대해 보험사는 실수로 약관에 넣지 못한 것이고 자살자에게 재해보험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가입자들에게 자살을 부추길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급을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 현재 진행중인 상황이다.
금소원은 "다수의 보험사들이 실수로 '자살'을 재해사망에 포함하는 모호한 표현으로 한 것이기에 논란의 불씨"라며 "감독당국은 실수라 하더라도 약관과 소비자신뢰를 위해 지급을 하도록 했지만, 일부 보험사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자살보험금 지급 논란은 결국 법원의 판결로 결론지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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