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 합의' 놓고 여야 진실공방

[이영은기자] 누리과정 예산 합의를 둘러싼 여야의 진실공방이 치열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0일 교육문화위원회 여야 간사와 황우여 교육부장관 간 삼자 회동을 통해 누리과정 예산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여당 측은 "구두 합의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한 것 일 뿐, 당 지도부는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교문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사진上)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우여 장관과 양당 간사의 누리과정 예산에 합의했다"면서 "지방채 발행은 전부 중앙정부에서 보증을 서고 이자부담까지 지우며, 보육비 예산을 5천600억원 순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재원(사진下) 원내수석부대표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금까지 협의과정도 없었으며 여야가 합의한 사실 없었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교문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의 간사직 사퇴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혼선'으로 초래된 여야 간 논쟁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 협상과 관련한 '진실공방'으로 이어졌다.

김태년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상임위 운영과 관련해 여야 간사와 부처장관이 합의한 것 이상의 더 큰 합의가 어딨는지 모르겠다"면서 "야당 간사는 새누리당 누구와 협상을 해야하나. 모든 것을 김 원내수석부대표나 이완구 원내대표와 상의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특히 김 의원은 "그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협상에서 누리과정 예산 5천600억원 순증에 대해 합의했다고 해서 전일 2+2 협상이 이뤄진 것"이라며 "그런데 전일 협상에서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이 내용을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말하고, 협상 후에는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안되겠다'면서 잘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교문위 파행을 막기 위해 야당이 대승적으로 양보해 합의에 이른 것인데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한 칼에 뒤엎어버린 것"이라며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를 무력화 시키고 있다. 황당한 상황"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 장관이 당장 풀어야 할 여러 현안이 있다보니 급한 마음에 (야당 간사와 만나) 야당 측 얘길 들어줬는데, 그것을 야당에서 마치 합의된 것처럼 말하다 보니 찬찬히 풀어가야 할 과정이 엉망이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합의서를 만든 것도 아니고…김태년 의원이 공개한 내용을 보니 제 앞에서 주장했던 것을 그대로 합의했다고 말했더라. 그것은 안된다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문위는 당초 이날 오후 3시 예산소위를 가동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전개됨에 따라 정상화까지 험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