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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청해진해운 등 부실대출·분식 적발"


대출심사·사후관리 부실…관계사간 거래은폐 등 점입가경

[이혜경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의 당사자인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에 금융권 대출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관리도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법 외화유출과 회계분식, 관계사간 부당자금거래 혐의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청해진해운 관계사와 관련인물들의 여신, 외환, 회계, 보험 부문 금융검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청해진해운 관계사 70곳 파악돼

금감원에 의하면 지난 14일까지 파악된 청해진해운 관련 기업은 총 70개다.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천해지(42.8%)를, 천해지가 청해진해운(39.4%) 등을 지배하며, 금융회사 여신이 있는 관계사는 46개사였다.

청해진해운 관계인은 총 186명으로, 유병언 회장 일가와 측근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금융회사 여신이 있는 관계인은 총 90명이었다.

14일 현재 이들에 대한 은행, 상호금융, 여전사 등 42개 금융회사에서 이뤄진 총여신액은 3천747억원으로, 이 가운데 46개 관계사에 3천365억원, 관계인 90명에 382억원이었다.

◆청해진해운 관계사에 대출 심사 및 관리 '엉터리'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대출심사와 담보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이뤄졌다.

청해진해운에 대한 대출과 관련해 금융회사들은 대출취급시 미래 수익성을 과대평가하고, 선박보험 담보를 취득하면서 운항관리능력 및 선박우선특권에 대한 검토도 누락해 담보에 의한 채권이 제대로 보전될 수 있는지 의문스러운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자금용도가 은행대출을 받기 어려운 관계사(트라이곤코리아, 신용등급 CC+)에 채무상환을 지원하기 위한 것임을 알면서도 해당 금융사가 자금용도 심사를 생략하고, 담보가를 평가할 수 없는 교회건물 및 토지(기독교복음침례회)를 담보로 취득하기도 했다.

운전자금 한도도 부실하게 운영됐다는 지적이다. (주)천해지에 대해서 해당 금융사는 운전자금한도 산정 예외적용대상 등에 대한 검토도 없이 지속적으로 운전자금 한도를 초과해 취급해줬다는 것.

이어 대기업에 대한 운전자금 한도제도 적용을 사실상 배제하고, 중소기업 대출 취급시 운전자금 한도 산정방법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도록 운전자금 한도관리제도 운영했다고 덧붙였다.

대출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어도 금융회사들은 적정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노른자쇼핑에 대한 대출의 경우, 신규점포 개설에 필요한 세부 자금명세 및 점포 개설여부도 점검하지 않고 기업운전자금대출(총 7억)을 해줬고, 현금수입계좌 유치 등 대출승인조건을 미이행했어도 별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에 대한 대출에서는 교회신축 지연 및 이자연체 등에도 불구하고 별도조치 없이 기한을 연장해주기도 했다.

대출자금을 다른 용도로 쓴 경우에도 금융사들은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천해지, ㈜온지구 등이 운전자금으로 대출받은 자금을 다른 관계사 및 관계인을 지원하고, ㈜아해가 받은 시설자금대출 일부가 용도 외로 유용됐음에도 사후관리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뿐 아니라, 완전자본잠식 등으로 부실징후 기업에 해당하는 관계사 대출금의 자산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하기도 했다(㈜트라이곤코리아 등).

◆불법 외화유출, 거래은폐에 회계분식 혐의도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에는 불법 외화유출 혐의도 있었다.

해외현지법인의 투자지분 제3자 무상양도 또는 헐값 처분, 잔여재산 미회수 등으로 총 760만달러의 투자자금 회수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조사됐다. 또 ㈜천해지 등 관계사는 유병언이 해외에 설립한 현지법인에 유병언의 사진작품 매입 및 저작권료 지급 등의 명목으로 총 2천570만달러를 송금하기도 했다.

외국환거래법규 위반사항도 적발됐다. 해외현지법인 자회사 설립신고위무 위반, 투자관계 종료 이후 청산보고서 미제출 등 총 16건이나 됐다.

회계감리 부문에서는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은폐, 회계분식 혐의도 제기됐다.

㈜천해지가 특수관계자인 아해프레스에 지급한 선급금(164억원) 및 재고자산(전시작품) 매입거래(4억원)를 감사보고서 주석에 기재하지 않았고, 다수 관계사가 관계사간 지급보증, 유형자산 매매, 매출 및 매입거래 등을 재무제표 주석에 누락시켰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천해지에서 이뤄진 유병언 등 특수관계자에 대한 급여, 컨설팅비용 및 고문료 과다 지급, 재고자산(유벙언 사진작품) 과대평가 등은 136억원의 회계분식 혐의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검사 결과에서는 세월호 관련 수사중에 손해사정법인의 한국해운조합본부장에 대해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 2009년 선박보험사고와 관련한 과다손해사정 혐의도 거론됐다.

관계사 종업원을 동원한 자금 조성 혐의도 나왔다. 1994~1997년 중 ㈜세모 종업원 등(1천35명)이 보증기관의 소액대출보증서를 발급받아 184억원(1천821건)의 대출을 받았지만 실차주는 ㈜세모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관계사간의 부당자금거래 흐름도 포착됐다.

일부 신협에서는 지난 2006~2012년에 유병언 일가 4명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66억원을 송금했다.

◆관계사간 부당 거액 자금지원도

관계사간 부당한 거액 자금 지원도 적지 않았다.

청해진해운 관계사(인)들은 신협대출 등을 통해 총 727억원을 마련해 다른 관계사(인)에게 총 514억원 지원하고(2007.10~2014.5), ㈜에그앤씨드는 ㈜한국제약이 9억7천만원에 취득한 부동산(공장)을 9개월 후 17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2007.9).

혹은 조합원들이 신협에서 3백만~5백만원씩 신용대출받은 후 건강식품 구매명목으로 소속교회계좌로 입금한 자금을 기독교복음침례회로 송금한 사례도 있었다.

이외에도 유상증자 관련한 가장납입과 주주명의 위장분산, 일부 관련 신협의 저금리 혜택과 연체이자 감면 등 특혜 제공 및 유병언 사진작품 고가 매입 등 부당업무 취급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검찰과 공조가 필요한 사항은 신속하게 통보하는 등 긴밀히 협조하겠다"며 "(청해진해운 관계사 등과 관련해) 금융사와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는 제재심의절차 등을 거쳐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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