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 청와대가 최성준 판사를 3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함으로써 3기 방통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아울러 상임위원에는 허원제·김재홍·고삼석 후보가 이름을 올림으로써 청와대가 임명하는 상임위원 1인 인선만이 남은 상황이다.
현행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임위원 5인 중 2인(위원장, 상임위원)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3인 가운데 민주당 2명, 새누리당 1명 등 국회의 추천을 받아 임명하도록 돼있다.
14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최성준 판사를 내정했다"며 "최성준 내정자는 방송과 통신에 대한 규제와 이용자 보호 등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를 판사 재직 시 쌓은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합리적이며 공정하게 처리할 것으로 보여 발탁했다"고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방송이나 통신에서의 전문성보다는 방송과 통신에 대한 규제와 이용자 보호 등 '법과 원칙'의 준수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추천 몫의 상임위원도 확정됐다. 허원제 후보(새누리당 추천)와 김재홍·고삼석 후보(민주당 추천)자 추천안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허원제 전 새누리당 의원은 국제신문, KBS 기자를 거쳐 SBS에 17년간 몸담은 뒤 2007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 방송단장으로 정계에 입문해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재홍 전 의원은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삼석 교수는 미디어정책 전문가로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기획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새누리당측에서 고삼석 후보자의 결격사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측에서는 후보자 공모과정부터 철저한 법률검토를 받았고, 국회 의결도 거친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위원장 외에 대통령이 임명하는 상임위원 1인만이 아직 미정이다.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실장과 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김대희 현 상임위원의 유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불법보조금 개선 방안·유료방송 법체계 일원화 등 임무 맡아
방통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는 만큼 청와대는 다음 주 중 국회에 최성준 내정자의 인사 청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인사 청문은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마쳐야한다.
업계 관계자는 "(위원장 인사청문회를 요청하면) 통상적으로 인사 청문 기간 20일을 거의 다 채워왔다"며 "26일부터 3기 방통위의 임기가 시작돼야 하지만, 인사 청문 기간으로 인해 약간의 공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기 방통위 출범이 다소 늦어짐에 따라 업무공백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2기 업무를 이어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3일 이동통신 보조금 추가 제재건을 의결했고, 내주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등 굵직한 방통위 현안들이 2기 방통위 임기 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기 방통위는 첫 과제로 통신사의 영업정지시기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 13일 불법 단말기 보조금을 주도적으로 지급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각각 14일과 7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의결했다. 영업정지 시기는 미래부에서 제재한 영업정지기간이 끝나고 난 이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3기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의결토록 했다.
통신사들의 불법보조금을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제도개선도 3기 방통위의 손에 달렸다. 추가보조금 위법 적발시에 번호이동 자체를 제한하는 '서킷브레이커'제도 도입, 불법행위에 대해 영업정지 등을 내리는 대신 요금인하를 강제하는 방식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말기 유통법)' 처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방송분야에서는 미래부와 공동으로 '유료방송 규제체계 일원화'를 결론지어야 한다"며 "연내 방송법, IPTV법을 통합한 최종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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