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중심으로' 오픈소스 시대 열렸다


[정보 비즈니스 2014 키워드] 비용절감과 개방성 앞세워 시장 주도

[김관용기자] 삼성SDS의 '애니프레임', LG CNS의 '데브온 자바', SK C&C의 '넥스코어'는 애플리케이션을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 툴(프레임워크)이다. IT서비스 기업들이 정보시스템 개발에 적용하는 이같은 프레임워크는 '스프링(Spring)'이라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나라 전자정부 사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전자정부 프레임워크' 역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스프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를 사용한 전자정부 사업은 지난 해 상반기 기준으로 총 367개, 1조1천2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이같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다.

안드로이드 OS의 경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은 93.4%에 이른다. 애플의 아이폰 점유율이 5.1%에 불과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88개국 평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은 67.5%였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도 74.3%에 달했다.

인터넷 브라우저 분야에서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웹 트래픽 분석 업체인 스탯 카운터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전 세계 점유율이 32% 수준에 불과한 것과 달리 오픈소스 기반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크롬과 파이어폭스 점유율은 60% 가까이나 됐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업체인 아마존이나 세일즈포스닷컴, 구글, 페이스북 등은 모두 오픈소스를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어 오픈소스를 이용한 IT서비스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 IT시장 중심축, 소수 벤더→오픈소스 진영

오픈소스가 IT를 선도하는 차세대 핵심 솔루션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2014년 정보 비즈니스 분야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정보시스템은 IBM이나 HP, EMC의 하드웨어에 시스코 네트워킹 솔루션,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 SAP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뤄진 구조였다. 이에 따라 OS와 DB, 미들웨어 등의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지배했으며 이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폐쇄 정책을 추구했다.

소프트웨어가 상업화 돼 가면서 소스코드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반발로 나온 것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인 소스코드를 공개해 누구나 개량하고 재배포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지적 재산의 보호가 아닌 공유를 통한 협력으로 기술의 진화를 유도한다는게 핵심 사상이다.

따라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수정과 재배포가 가능해 기술지원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만 발생할 뿐 기본적으로 무료로 제공된다.

특히 독점 형태인 상용 소프트웨어와 달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다수 업체들로부터 동일한 솔루션을 공급받을 수 있어 사용자의 공급 업체 선택권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IT시스템도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어 서비스 중심의 비즈니스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IT분야 글로벌 3천개 기업 중 75%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으며 오는 2016년에는 99%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非) IT분야 기업의 경우 절반 가량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통신산업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55% 이상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 NIPA 측은 유료로 제공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무료로 사용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반의 시스템통합(SI) 사업,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왜 오픈소스 SW인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진영이 강조하는 오픈소스의 강점은 비용절감과 자원절감, 안정성 증대, 소스 수정과 커뮤니티를 통한 개발자 직접 접촉 등이다.

우선 기술적 측면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공개된 소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세계적 수준의 소프트웨어를 빠른 속도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다수의 외부 개발들에 의한 소스코드 검토가 이뤄지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안정성 또한 증가한다.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 주요 소프트웨어 사업자와의 기술 격차를 해소할 수 있으며 뛰어난 외부 개발자를 내부에서 활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저렴한 도입 비용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전 세계에서 검증된 오픈소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개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소스코드의 수정이 가능해 자신에게 알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으며 성공사례를 다시 커뮤니티에 공개함으로써 회사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기업에서 부족한 제품군을 빠른 시간 내에 보완할 수 있으며 다양한 고객 수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한국레드햇 최원영 부장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기술과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협업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발전시킨다"면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상용 소프트웨어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리눅스, 하둡 등 성공 오픈소스 프로젝트 잇따라

아파치, 이클립스, 파이어폭스, 마이SQL, 스프링, 제이쿼리 등 다양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도 펜타호나 JBPM, 알프레스코, 컴피에르, 수가CRM 등 오픈소스 기반 제품들이 활용되고 있다.

이중 리눅스 OS의 경우 대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꼽힌다. 리눅스는 원래 유닉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오픈소스용 OS기 때문에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리눅스는 초창기 워크스테이션이나 개인용PC에서 주로 활용됐으며 기업의 웹서버나 컴퓨터 클러스터, 부서 단위의 애플리케이션에 제한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x86 서버의 성능 개선과 가상화와 클라우드 트렌드에 힘입어 리눅스 OS는 기존 유닉스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클라우드는 기본적으로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컴퓨팅을 지향하기 때문에 유닉스를 대체할 개방형 OS로 리눅스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리눅스는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공급망관리(SCM), 생산관리시스템(MES) 등 기업의 핵심 업무(Mission Critical)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유닉스 진영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국내 서버 시장에서 x86 서버의 매출은 약 5천570억원으로 집계돼 전체 서버 시장에서 5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와는 반대로 유닉스와 메인프레임 서버의 경우 매출액이 4천700억원 수준에 그쳐 전년보다 1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리눅스와 윈도가 x86 서버의 OS이기 때문에 유닉스 수요를 리눅스가 가져갔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국IDC는 국내 리눅스 시장이 2011년 1천480억원에서 2016년 2천150억원까지 증가해 연평균 7.7%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둡의 경우에도 대표적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성공 사례다.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려면 고비용의 상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들이 필요하다. 이같은 기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으로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NoSQL(Not Only SQL)과 하둡 등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도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오라클의 관계형 DBMS와 168테라바이트(TB) 규모의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비용이 각각 65만달러, 168만달러가 필요하지만, 하둡 시스템은 하드웨어(100노드) 비용 40만달러만 소요된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정보시스템이 각광받는 이유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그동안 IT시장을 주도했던 IBM, MS, HP, 인텔, 시스코, 오라클, EMC 등의 글로벌 IT '공룡'들은 저마다 리눅스용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내놓고 있으며 하둡을 이용한 빅데이터 솔루션들을 선보이고 있다.

델코리아 관계자는 "시장이 이미 개방형 시스템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자기 솔루션만을 고집했다가는 뒤쳐질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에는 고객들이 오픈소스의 안정성을 문제 삼았지만 현재는 그런 문의가 없을 정도로 시장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함재경 한국레드햇 지사장은 "오픈소스 기반의 범용화되고 공개된 기술의 활용으로 특정 사업자에 종속되는 현상을 없앨 수 있다"면서 "이미 전 세계적으로 100만개 이상의 오픈소스 기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을 만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활용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