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계열사 자금 횡령 혐의로 실형을 받고 수감 중인 최태원 SK(주) 회장이 최근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집회·시위를 주도한 이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김재호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SK이노베이션이 권모씨와 그의 아들 2명을 상대로 낸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최 회장 측이 5천만원을 공탁하거나 지급보증 위탁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조건으로 권씨 등에게 서울 서린동 SK이노베이션 건물에 출입하지 말고, 반경 100m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말라고 명했다.
또 최 회장과 회사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과 대자보, 포스터 등을 공공장소에 설치하지 말라고 명했다.
재판부는 "권씨 등의 행위는 정당한 권리행사를 넘어 최 회장 측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는 위법 행위"라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저하된 사회적 평가와 인식을 쉽게 회복할 수 없다"며 이 같이 결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권씨 등이 시위를 계속할 경우 한 건당 1천만원씩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07년 3월 권씨 등과 골프장 사업을 위해 합작법인 아일랜드를 설립했으나 분쟁이 발생해 사기 혐의로 권씨를 고소했다.
이어 SK 측은 최 회장과 가족, 그룹 관계자에 대한 일체의 집회·시위와 비방 행위를 중단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이듬해 권씨 등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재판이 시작되자 권씨 등은 SK이노베이션 건물 부근과 법원 주변에서 시위를 열었고, 이에 최 회장 측은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한편,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최 회장은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날 오후 2시 5차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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