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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84% "블랙컨슈머 부당요구 수용"


대한상의 조사…"기업 이미지 훼손 우려"

[정기수기자] 국내 중소기업 대다수는 제품사용 후 반품·환불요구, 보증기간이 지난 제품의 무상수리 요구 등 블랙컨슈머의 악성 민원에 별다른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블랙컨슈머의 부당한 요구를 경험한 중소기업 200여개사를 대상으로 '블랙컨슈머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의 악성클레임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 응답기업의 83.7%가 '그대로 수용한다'고 답했다고 17일 밝혔다.

'법적 대응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답변은 14.3%였고, '무시한다'는 응답은 2.0%로 조사됐다.

부당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기업의 이미지 훼손 방지'(90.0%)를 꼽았고 이어 '고소·고발 등 상황악화 우려'(5.3%), '심각한 업무방해'(4.1%) 등을 차례로 들었다.

블랙컨슈머란 기업을 상대로 구매한 상품에 대해 보상금 등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대한상의는 "소비자에 대한 권익이 강화되고,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이 발달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악의적인 블랙컨슈머의 요구는 기업의 자원집중역량을 분산시키고 생산성을 떨어뜨려 기업경영에 차질을 빚게 한다"고 말했다.

블랙컨슈머의 악성민원 제기, 분쟁·소송 등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33.0%는 '경영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라고 답했다.

소비자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받는 빈도에 대해서는 월평균 '1~2회'(43.8%), '1회 미만'(29.1%), '3~5회'(11.8%), '11회 이상'(10.9%), '6~10회'(4.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블랙컨슈머가 제기하는 악성클레임의 유형으로는 '제품사용 후 반품·환불·교체요구'(58.6%)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보증기간이 지난 제품의 무상수리 요구'(15.3%), '적정수준을 넘은 과도한 금전적 보상 요구'(11.3%), '인터넷·언론에 허위사실 유포 위협'(6.0%), '폭언·시위 등 업무방해'(4.9%), '소비자단체 고발조치 및 법정소송 협박'(3.9%)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문제 대응조직 설치 유무에 대해서는 '전담부서 없이 담당자만 두고 대응한다'(51.7%)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고 '전담부서를 설치해 대응한다'는 응답은 30.5%, '별도 조직·인력없이 매뉴얼에 따라 대응한다'는 답변은 12.8%로 나타났다.

소비자문제 해결을 위한 과제로는 '문제발생시 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 대신 객관적인 사실을 먼저 규명하는 사회풍토 정착'(49.8%), '소비자교육을 통한 소비자 인식 제고'(21.2%), '현행 소비자보호제도의 정비'(17.7%), '특정 목적을 위해 허위사실 유포 및 악의적 게시물 게재 지양'(11.3%) 등을 차례로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블랙컨슈머는 극히 일부 소비자들의 행위이지만, 이로 인해 기업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피해가 심각하다"면서 "정부는 소비자가 보호 대상인 동시에 합리적이고 책임있는 소비를 할 경제주체임을 인식하고, 건전한 소비자 문화가 정책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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