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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사회적 기업'으로 사회 문제 풀자"


[창간13년 기획]기업 상생 현장을 찾아서 ③SK그룹

[정기수기자] [창간13년 기획]기업 상생 현장을 찾아서 ③SK그룹...단순 기부보다 지속 가능한 모델 구축…사회적 기업 생태계 강화

기업 사이에서 상생(相生)이 화두다. 기업들 스스로 소비자인 국민과 사회로부터 사랑받아야만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대기업 총수들이 신년하례식 등의 자리에서 일제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강조하고 나섰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본연의 임무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 침체 국면에서 협력 업체와의 동반성장을 통해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다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역 사회와 함께 공유가치를 창출(CSV, Creating Social Value)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그러나 기업의 이런 일상적인 노력은 뜻밖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반면에 일부 기업의 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는 과장되게 알려짐으로써 반(反)기업 정서 확산을 부채질하기도 한다.

이에 아이뉴스24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고 착한 기업으로 끊임없이 발전해나가려는 기업의 노력을 집중 발굴해 보도하려 한다.

국부(國富)의 원천인 부가가치와 복지의 근간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곳은 기업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 하려는 노력은 더 알려져야 하고 마땅히 사랑받아야 한다.[편집자註]


"단순 기부 등 전통적 사회공헌 활동이 투입 비용 대비 3배의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비해, 사회적 기업은 수십 배의 가치를 창출한다."

최태원 SK(주) 회장이 틈날 때마다 강조해 온 'SK식(式) 사회공헌 모델'은 SK그룹이 추구하는 나눔경영의 핵심이다.

SK는 사회적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 지원 사업을 선도하면서 기업 사회공헌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고 있다. 일회성의 금전적·물질적 지원보다는 지역사회가 스스로 삶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사회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사회적기업은 이윤 추구를 위해 직원을 고용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소외계층 고용 등을 포함,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이윤을 추구하는 혁신적인 조직이다. 사회적기업은 약자와 소외계층을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ocial Value)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직접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효율적이다"는 최 회장의 SK식 사회공헌 모델과 맥을 같이 하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평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모델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피력해 왔다.

최 회장은 올 초 글로벌 경제 리더와 각국 고위 정부 인사들이 집결한 스위스 다보스에서도 사회적 기업 확산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한 바 있다.

그는 "사회적으로 혜택을 많이 받아 온 한 사람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왔다"며 "근원적인 해결 방안을 찾던 중 사회적 기업을 생각하게 됐고, 이것이 혁신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CSV는 정상적인 기업 경영활동에 사회가치를 내재화한 경제활동을 말한다. 기업이 생산, 영업활동과 별도로 비용을 투입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CSR'과 달리, 경영활동 자체에 공익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더욱 장기적인 모델이다.

SK가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의 발굴 및 육성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 마련과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쏟고 있는 노력은 CSV의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14개 사회적 기업 설립·62개 설립 지원…국내 최초 '사회적 기업 MBA' 과정 개설

SK그룹은 사회와 함께 커나가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SK의 사회적기업 지원 사업은 단연 돋보인다. 다른 그룹 및 기업들이 SK의 사회적 기업 지원을 교본으로 삼고 있을 정도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2011년 8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주최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유엔이 해결하고자 하는 전 세계 여러 문제를 풀어가려면 기업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최태원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회적기업 캠페인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으며 모델이 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의 사회적기업 지원 사업은 ▲회사 설립 지원 ▲지원 및 육성 ▲관련 인프라 구축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0년 대기업 최초로 사회적기업단을 출범시킨 SK는 정부와 자치단체, 시민단체 등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Social Partners Model'과 SK그룹 관계사 업무특성에 기반한 'SK Biz R&C 연계 Model'을 통해 사회적기업을 발굴·설립·육성하고 있다.

현재 SK는 다양한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방과후 학교 위탁사업 사회적기업 모델인 행복한 학교, 아파트 도서관 활성화 사회적기업 모델인 행복한 도서관 등 8개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했다. 아울러 SK그룹 관계사 고유 역량을 활용해 6개의 사회적기업도 설립했다.

대표적인 SK의 사회적 기업인 '행복 도시락'은 결식아동과 저소득층 노인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한편 실업 해소를 위해 조리원과 배달원으로 취약계층을 고용했다. 2006년 2월 서울 중구에 행복도시락 급식센터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29곳의 급식센터를 운영하며 하루 평균 1만2천명의 결식 이웃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43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올 2월에는 소모성자재 납품업체인 옛 MRO코리아를 사회적 기업인 '행복나래'로 전환, 출범시켰다. 행복나래는 연매출 1천200억원 수준의 국내 최대 사회적기업으로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다른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4개의 사회적기업을 직접 설립해, 2012년 기준으로 약 9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밖에 8개 분야 62개의 사회적 기업 설립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약 800여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또 SK는 경영 노하우를 활용해 사회적기업의 설립을 지원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사회적기업 아이디어를 발굴해 후원하는 '세상 콘테스트',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페스티벌', 사회적기업 생태계의 핵심인 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한 '세상 스쿨', '사회적기업가 MBA과정'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SK그룹의 상생 활동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으로, 사회적기업의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그룹은 사회적 기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의 차원에서 2009년 11월 사회적 기업 지원 웹사이트 '세상'을 오픈했다.

'세상'은 사회적 기업가들과 일반인, 정부와 연구기관, 비정부기구(NGO) 등의 다양한 전문가가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이트다. 사회적기업 관련 채용정보, 행사는 물론 사회적기업가들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사회적기업 관련 유용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세상 사회적기업 콘테스트'는 미래 사회적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해 함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대회다. 현재까지 7회에 걸쳐 514개 아이템 제안, 총 32개의 수상팀을 배출했다.

참여한 팀들에게는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함은 물론, 수상자들에게는 사회적기업 설립을 위한 CI, 홈페이지 제작, 전문 법률 상담, 마케팅교육, SK 프로보노 경영 컨설팅 등의 맞춤형 지원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SK는 사회적 기업 분야 전문가급 인재 양성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사회적기업가 경영전문대학원(MBA)'를 개설했다.

이는 단순히 한두 개의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다양한 사회적 기업의 활동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성공시켜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된 전략적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항제 SK 행복나눔재단 총괄본부장은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로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해 마련된 사회적기업가MBA를 통해 앞으로 사회적기업 생태계로 많은 인재들이 유입되어 혁신적인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발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SK는 사회적기업가MBA 커리큘럼 개발 및 사회적기업가 교육을 위한 학술 연구활동 등을 통해 사회적기업 생태계가 지속가능한 형태로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나무 키우듯 사람 키운다"…사회적 기업가 MBA

SK그룹은 고(故) 최종현 회장 때부터 2대에 걸쳐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인재경영 철학을 실천해오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전문가 양성'은 이 같은 SK의 인재경영 철학과 사회문제 해결의 의지가 접목된 사례다.

사실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사회적 기업의 경영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이윤 창출이 쉽지 않고, 이에 따라 우수 인재 영입도 쉽지 않다.

SK는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선 우수 인재 영입이 전제돼야 한다고 판단,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 MBA과정을 개설했다.

지난해 12월 선발한 신입생 가운데 20명이 지난달 초부터 첫 수업에 들어갔다.

◆"인재 양성이 사회적 기업 생태계 강화"

"사회적기업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창출하는 기업'이라고 정의한다. 특히 사회적기업가는 동반 관계에 있는 다양한 가치와 사람을 고려해야 하고, 항상 상대방의 입장이 되고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내다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올해 1월 29일 오후 4시, 서울 청량리동 KAIST 홍릉캠퍼스에서 열린 KAIST 사회적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 입학생 오리엔테이션에는 대학병원 전공의(레지던트)부터 대기업 직원, 대학 연구원 등 다양한 경력의 KAIST 사회적기업가 MBA 1기생이 '신입생'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은 입학생들로부터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가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이 같이 대답했다.

최 회장은 MBA 설립에서도 산파 역할을 맡았다. 최 회장은 2008년 이래 '사회적기업 전도사'를 자임하면서 사회적기업 설립과 지원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번 MBA 역시 사회적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최 회장의 제안에서 비롯된 프로그램이다.

사회적기업 MBA 과정 개설에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사회적기업의 생태계를 강화하는 씨앗이 될 것"이라는 최 회장의 신념이 반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최 회장은 수감 중에도 사회적기업 사업만큼은 지속적으로 챙기며 임직원들에게 지속적인 추진을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직원들에게 옥중 메시지를 통해 "지난 몇 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토론하며 이루고자 했던 일이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이었다"며 "새로운 경영체제의 출범과 함께 의욕적으로 추진하려 했는데 애석하고 이제 비로소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를 홀로 남겨둔 것만 같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이 한국 사회는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여러 가지 문제를 줄여나가는 길 가운데 현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이라며 "SK의 멈출 수 없는 과업이므로 차질없이 추진해야 하고 상생경영,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도 성장전략이라는 관점에서 고삐를 늦추지 말고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MBA 학생 전원에 장학금 지원…실질적 창업 지원프로그램도 지원

SK그룹은 2년간 MBA 전체 과정생에게 졸업 후 사회적기업 창업 등을 전제로 'SK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 창업자금도 지원할 방침이다.

MBA 과정의 1인당 학비는 학기당 1천200만원. 한 학년 정원 20명을 감안하면 총액만 24억원이다. 이 같은 조건 때문에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1기 입학 전형에는 총 78명이 지원, 3.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SK그룹 관계자는 "사회적기업 창업을 꿈꾸는 도전적 인재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대로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이 건강한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인재 육성의 산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은 사회적기업 창업 역량 배양에 중점을 두고 교육과정이 진행된다.

사회적기업가 MBA는 KAIST의 교수진이 직접 수업을 진행할 뿐 아니라 ▲창업 멘토링 ▲인큐베이팅 ▲투자 유치 등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기업가 정신과 전문 경영지식을 배양할 수 있는 현장 체험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졸업 직후 곧바로 사회적기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학기당 정규 MBA 경영과목과 사회적기업 필수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이번 학기에는 리더십과 조직관리, 마케팅, 사회적기업가 정신, 사회적기업가 경영, 소셜 이슈 및 기회 탐색, 사회적기업 세미나 등의 과목을 필수로 수강한다. 2년차 때는 사회적기업 현장 수업 위주로 진행되며, 졸업 논문은 창업계획서가 대체하게 된다. 계획서 발표 현장에서 투자를 받을 수도 있다.

2년간 54학점 이상의 커리큘럼을 이수하면 교육과학기술부가 인증하는 정식 석사학위도 받는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는 실무능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사회적기업에서 인턴십을 하거나 해외현장연구 등의 기회가 제공된다.

KAIST 관계자는 "이 과정은 사회적기업 창업과 관련한 핵심 과목 위주로 구성돼 있는데다 이수 이후 창업 멘토링, 투자유치 등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며 "사회적기업 인재 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K는 지난해 10월 사회적기업가 MBA를 지원하는 'SK 사회적 기업가센터'를 발족, 사회적 기업가의 '인큐베이팅'을 돕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SK사회적기업가센터는 서류심사 및 면접 등 선발절차를 거쳐 지난 2월 최종 인큐베이팅팀을 선정했다.

선정된 팀은 공유경제 모델을 기반으로 개인 물품을 서로 빌려주고 빌릴 수 있는 웹사이트 등을 제공하는 '빌리지', 미술 유통 및 예술가의 창작환경 개선에 힘쓰는 '에이컴퍼니', 다양한 유통 채널을 발굴하고 예술공예 작가에게 더 많은 수익을 돌려줘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위누', 중고시장 문화를 확산하고 직접 운영하는 '자락당', 적정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제로디자인' 등 5개 팀이다. 현재 이들은 SK사회적기업가센터에 입주해 창업과 관련한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SK 사회적기업가센터는 앞으로 6개월 단위로 사회적기업가 MBA 학생들 중 창업을 했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팀을 선정해 센터에 입주시키고 체계적으로 창업 인큐베이팅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만우 SK그룹 홍보담당 전무는 "앞으로 사회적기업가 MBA 졸업생이 배출될 때마다 20개 정도의 사회적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라며 "SK는 향후에도 지속 가능한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력사와 해외사업 동반진출…中企 해외사업 진출 플랫폼 자처

협력업체와의 해외사업 동반 진출도 SK그룹이 개척한 새로운 상생 모델이다.

SK그룹은 지난해 5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공동으로 폐기물, 토양, 수처리, 대기분야 등에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 환경 분야 21개 중소기업들과 함께 중국 환경사업에 동반 진출하는 '중국 환경시장 동반진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대기업과 일부 중소기업이 동반성장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선 적은 있지만, 환경 분야라는 특정 분야에 대한 대규모 해외 공동진출을 위해 대·중소기업과 정부가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그룹은 파트너로서 중소기업의 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이용하는 대신 개별 중소기업으로는 다소 벅찬 해외 현지 파트너 발굴과 사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소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해외진출 사업 플랫폼이 되는 셈이다.

이 협약은 대기업인 SK그룹의 사업역량 및 해외시장 노하우, 중소기업의 기술·서비스 외에도 정부의 해외현지 파트너 발굴 및 컨설팅이 뒷받침되는 동반성장 모델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K는 또 지난해 11월 1중국 베이징에서 국내 최대 수처리 분리막 제조업체인 '에코니티'와 수처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에코니티는 GE, 지멘스 등 외국 기업들이 장악한 국내 분리막 시장에서 10여년만에 3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면서 1위 업체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그간 현지 에이전트를 두고 중국 진출을 모색해왔지만, 중국 내 네트워크 및 마케팅 능력 등 사업진행에 있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장문석 에코니티 대표는 "중소기업에게 해외시장 진출은 장애요인이 많다"며 "중국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SK와의 제휴는 우수한 기술을 중국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협력업체들에 대한 각종 자금지원도 확대했다.

SK그룹은 지난해 한국정책금융공사 등과 손잡고 1천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사모투자펀드(PEF)를 결성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출이 아닌 직접 지분투자 방식으로 지원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2018년까지 6년간 운영되는 펀드로 무한책임사원(GP)인 SK증권과 산은캐피탈이 공동 운용사로서 투자결정 업무 등을 담당하게 된다.

펀드 자금은 SK그룹의 협력업체 가운데 성장 가능성은 높으나 R&D나 공장 증설 등을 위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에 우선적으로 투자된다. 심사절차를 거쳐 투자적격 결정이 내려진 협력업체에는 50억원 안팎의 지분투자가 이뤄진다.

SK그룹 관계자는 "지원 자금 규모가 크고 이자 상환 및 담보 제공 등 부담이 없다"며 "공동운용사인 산은캐피탈의 추가적인 금융지원도 가능하는 등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PEF 자금이 협력업체의 신사업 연구개발과 설비 증설 등 미래성장 동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재원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밖에 단기적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에 평균 5억원 안팎의 사업자금을 저리로 대출해 주는 3천21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도 운영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사회적 기업 육성 선봉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최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육성의 선봉에 서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06년 24시간 영유아 보육지원사업을 시작하며, 사회적 기업 활동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본격적인 사회적기업 설립 지원에 나선 SK이노베이션은 2008년 정부(통일부), NGO(사회복지법인 열매나눔재단)와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박스 제조기업인 '메자닌아이팩'의 설립을 지원하는 한편 사회투자지원재단, 열매나눔재단 등과 함께 친환경 블라인드 제조기업인 '메자닌에코원'의 설립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지원을 넘어 SK이노베이션이 기획부터 설립, 운영의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기는 사회적기업 '행복한 농원'을 설립했다.

행복한 농원은 초화류·관목류 재배 및 판매와 조경관리를 주업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창출된 수익을 초화재배 기술 교육에 재투자함으로써 취약계층의 자활의지를 제고하는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 및 현장 체험 학습, 편의시설 제공 등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행복한 농원의 초기 설립 자금을 지원하고 SK㈜의 자회사인 SK임업은 조림, 조경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현실 속에서 행복한 농원 또한 지역시민과 지자체, 사회적기업 구성원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의 롤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SK이노베이션은 SK식 사회적 기업 모델의 해외확장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12월 페루 'Yachaywasi' 지역에 농촌진흥센터 'SK My Eco-Tech Farm 1호점' 개소식을 열었다.

올해 4월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인 'SK My Eco-Tech Farm'은 SK 이노베이션이 2009년부터 시행해온 농촌개발 프로그램을 사회적 기업 형태로 진화시킨 것이다.

농촌 빈민가구에 농업기술 전수와 농기구 대여 및 컨설팅, 판로 지원 등을 통해 참여 농가가 성공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을 자립형 사회적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향후 50년도 '행복'경영이라는 SK의 고유한 기업문화 속에서 SK의 사회공헌 전통을 이어가고, SK식 사회적 기업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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