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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주 "중기청장 사임, 벤처인들께 죄송"


"백지신탁제도 잘 몰랐다…제도 바뀌어야"

[박계현기자] 중소기업청장으로 내정됐다가 3일 만에 사의를 표명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18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이나 중소기업, 벤처기업인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백지신탁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청장직을 수락했다가 사퇴하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사죄의 마음을 밝힌 것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 제 14조 4항에 따르면, 재산공개 대상자 또는 금융위원회 소속 4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는 재임 기간 중 공정성 시비를 막기 위해 본인·배우자·직계존비속 등이 보유한 주식 합계가 3천만원 이상이면 반드시 매각하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 해야 한다. 또 신탁계약을 체결하면 금융기관은 이를 60일 내에 처분해야 한다.

황 사장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25.45%(약 695억원) 보유하고 있으며, 부인 김재란씨는 1.78%(약 48억원)의 지분을 갖고 있다. 청장 직을 수행할 경우 주성엔지니어링 경영권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황 사장은 그러나 이 백지신탁제도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다.

황 사장은 "중소기업청장으로 내정될 당시, 제가 갖고 있는 주식을 1개월 이내에 처분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된다고 통보받았다"며 "그러나 백지신탁과 관련해 제가 갖고 있는 주식을 신탁기관에 맡기고, 임기를 시작하면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공직이 끝나면 주식을 다시 찾아서 회사로 돌아올 수 있는 줄로 알았다"고 설명했다.

백지신탁을 해도 공직 임기가 끝나면 다시 경영권을 회복할 수 있는 줄 알았다는 뜻이다.

황 사장이 백지신탁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차린 것은 이날 오전.

황 사장은 "변호사 측에서 18일 오전 백지신탁에 대한 유권해석 결과를 가져와 그 정확한 의미를 알게 되고 사임을 결심한 뒤 11시40분께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자신이 주식을 처분하면 회사가 붕괴될 상황에 빠지고 무책임한 일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제가 우리 회사를 붕괴시키면서 우리 고객들한테 도리를 못하고 우리 주주들한테 무책임하고 우리 직원들한테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서 어떤 경영철학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냐는 생각에 신속히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영권이 있는 주식을 2개월 내에 매각해야 된다는 것은 자본주의 원리를 이해하지 않은 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백지신탁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 법이 개선되지 않는 한 창업한 기업인이거나 어떠한 기업인들이 공직에 들어가기는 참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모든 법이나 제도 또한 창조형, 지속성장형 규정, 제도로 빠른 시간 내에 재전환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2년 태양광 및 디스플레이 경기 부진으로 인해 매출액이 감소하고 손실이 확대되면서 K-IFRS 별도기준 매출 768억원, 영업손실 812억원, 당기순손실 1천145억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2011년 말 기준 130% 수준이었던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200%에 육박했다.

황철주 사장은 "항상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다. 지난해 1천145억원이라는 최악의 손실을 냈지만 최고의 R&D 성과를 냈다. 2003년 1천200억원대 R&D를 투자하며 다시 일어섰던 것처럼 10년만에 올해에도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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