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착한 소프트웨어'를 지향하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선전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유엔진(대표 장진영)이다.
오픈소스 SW 소비국가로 분류되는 우리나라에서 유엔진은 그야말로 고군분투해 왔다.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받지만 오픈소스 시장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오픈소스 분야의 비즈니스프로세스 관리시스템(BPMS) 업체인 유엔진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모태로 성장해 왔다.
BPMS는 현업 담당자들이 다양한 시스템에 관계된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전체 업무를 파악하도록 한다.임원,부서장들은 각 사업의 업무 진행 상항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IT부서의 시스템간 통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점이다.
유엔진은 지난 2003년 소스포지 닷넷에 유엔진 커뮤니티를 개설한 뒤 하나 둘씩 들어오는 고객의 프로젝트 요청에 힘입어 2007년 이를 사업화했다.당시 5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지금은 30명이 근무하는 회사가 됐다.
유엔진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정의하는 단어는 '착한 소프트웨어'다. 수요자(고객)가 어느 한 기업의 기술에 종속될 필요가 없으며 이러한 성격은 그 자체로 공급자의 강력한 공급전략이 된다. 비용이나 보안 측면에서도 '착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엔진은 오픈소스에 기반한 성능 우위의 제품으로 시장에서도 안착하고 있다. 현재 유엔진의 고객사는 대한생명, 경동 나비엔, 우리에프아이에스(FIS) 등 대부분 대기업들이다. 오픈소스 자체가 하나의 공급전략이라 여기는 탓에 별도의 영업조직을 두지 않음에도 그렇다.
이같은 선전의 배경에는 숨겨진 이야기도 있다. 장진영 유엔진 대표가 직접 IT서비스 기업에 입사해 수주할 고객사를 대상으로 직접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첫 번째 고객사례를 만든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이를 두고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로 들어간 셈'이라고 표현한다.
◆유엔진 클라우드 설립, '오픈소스 클라우드 시대 이끈다'
이같은 길을 걸어온 유엔진이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유엔진 클라우드'라는 별도의 클라우드 전문 회사를 설립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
오라클, IBM, SAP,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부터 핸디소프트, 티맥스소프트 등 국내 대표 기업까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BPMS 솔루션 시장에 오픈소스로 도전장을 던졌던 유엔진이 클라우드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설립배경에는 장진영 유엔진 대표의 확고한 철학이 담겨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의 생명은 개발자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보전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는 수익이든 책임이든 모든 것이 자신과 직결되고 회사를 직접 운영한다고 느끼는 일종의 주인의식이다.
솔루션과 클라우드 사업을 함께 진행할 경우 자칫 조직이 너무 비대해지고 조직이 커지면 결국 창의성을 잃어버려 '대기업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게 장 대표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유엔진은 유엔진 솔루션즈와 유엔진 클라우드라는 두 개의 회사로 운영하며 초기 벤처정신을 되새긴다는 전략이다.유엔진 클라우드는 창업한지 한 달 남짓된 회사로 현재 직원수는 5명이다.
유엔진 클라우드의 강점은 유엔진 솔루션즈의 모든 기술개발(R&D) 자원을 공유한다는 점에 있다. 유엔지 솔루션즈도 유엔진 클라우드의 R&D 결과물을 공유하는 건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두 회사의 전체적인 R&D 비용을 분배함으로써 시너지를 내며 더 큰 시장 경쟁력을 얻는다는 전략이다.
장진영 대표는 "레드햇, 수세 리눅스 등 여러 리눅스 배포판 및 서비스 회사들이 리눅스라는 오픈소스를 구심점으로 커다란 에코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오픈소스 생태계 조성에 대한 뜻도 밝혔다.
유엔진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의 도래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업의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억원을 달성했던 유엔진은 올해 약 3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상태다. 내년 매출 목표는 40억원이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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