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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장애학생 편견 없애요"


지적장애 박원형-한석원 군, 게임으로 세상과 소통

[허준기자] 4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는 전국에서 e스포츠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온 수많은 학생들이 몰렸다. 얼핏보면 다른 e스포츠 대회와 다를 것이 없는 분위기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학생들이 모습이 조금은 일반인과는 다르다. 이번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 대부분이 장애라는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인천 신도고등학교에서 대회에 출전한 박원형, 한석원 군도 지적장애를 가진 학생들이다. 어려서부터 장애 때문에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야만 했던 박원형, 한석원 군. 하지만 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에 참여한 그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웃음꽃이 폈다.

박원형, 한석원 군은 마구마구 대회에 참여했다. 일반 학생인 조현 군과 함께 셋이 팀을 이뤄 마구마구 대회에 참여한 그들은 아쉽게도 1차전에서 패했다.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오랜만에 다른 학생들과 어울려 게임을 즐긴 그들은 게임 덕분에 장애라는 편견을 잊곤 한다고 말한다.

박원형 군은 초등학생때부터 마구마구를 즐겼다. 장애가 있어서 일상생활에서는 일반 학생들과 어울리기 힘들지만 마구마구에서는 달랐다.

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일반 학생들과 함께 연습하면서 친분을 쌓았다"며 "게임 속에서는 장애인들과 일반인들의 차이가 없어서 좋다. 게임을 하면 나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잊곤 한다"고 말했다.

한석원 군도 게임을 통해서 일반 학생들과 더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한 군은 "총싸움게임도 하고 마구마구도 하고 다양한 게임을 즐긴다"며 "학교나 수련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곤 한다. 장애가 없는 친구들과도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더 친해졌다"고 강조했다.

일반 학생들에게도 게임은 장애 학생들과의 벽을 허무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장애인이라는 편견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거리를 두던 일반 학생들도 함께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함께 게임을 하다보면 어느새 돈독한 우정을 쌓게 된다.

장애학생들과 함께 대회에 참여한 조현 군은 "아무래도 게임이라는 공통 화제가 있기 때문에 조금은 더 쉽게 장애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며 "장애학생들의 게임 실력도 일반학생과 다를 바 없이 뛰어나다는 점이 놀라웠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도 더 친밀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박원형, 한석원 군 외에도 다양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대거 참가했다. 경기장에는 휠체어에 탄 학생과 한쪽 팔이 없는 학생, 희귀병을 앓고 있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들은 모두 장애라는 아픔을 겪고 있지만 게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다.

게임 중독자가 저지른 강력범죄와 패륜범죄, 그리고 게임으로 친구들을 왕따시킨 학생들 때문에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에서 만큼은 게임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장애학생들의 희망이자 한줄기 빛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는 'e스포츠 세상에서 장애란 없다'는 슬로건 아래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대회다. CJ E&M 넷마블은 지난 2009년 대회부터 4회째 이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넷마블 조영기 대표는 "21세기 정보화 시대는 장애 학생들에게 무궁무진한 기회와 꿈을 제공한다"며 "이 대회를 계기로 장애학생들이 다양한 정보와 더 큰 세상을 만나고 많은 친구들과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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