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핵심인력 '물갈이'

[정기수기자] 감사원 감사 결과 직원들이 증권사와 결탁해 불공정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난 국민연금공단이 환골탈태에 나섰다. 증권사 선정평가 순위 조작 등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기금운용본부 내 핵심 보직자를 모두 물갈이했다.

국민연금공단은 18일 주식운용실장, 채권운용실장, 주식위탁팀장, 리서치팀장 등 4개 핵심 보직자 전원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식운용실장에는 윤영목 전 채권운용실장이, 채권운용실장에는 손석근 전 주식위탁팀장이 선임됐다. 주식위탁팀장과 리서치팀장에는 김성욱 전 리서치팀장과 리서치팀 선임운용역이 각각 임명됐다.

공단이 핵심 기금운용 인력을 한꺼번에 교체한 것은 느슨해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전광우 이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도덕적으로 이완된 내부 분위기를 쇄신해 실추된 윤리를 회복하겠다는 전광우 이사장의 결단으로 이뤄졌다"며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운용실과 주식운용실은 국민연금의 두뇌에 비유될 정도로 내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서다.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340조원 규모의 기금 중 약 220조원을 국내 채권에, 60조원을 국내 주식에 각각 투자하고 있다.

공단은 기금운용본부 소속 간부가 거래 증권사 선정평가를 하면서 정성(定性)평가 점수를 조작하고, 리조트 이용권을 증권사에 강매했다는 등의 감사원 감사보고서가 공개돼 지난달 초 파문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