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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리] 티켓몬스터 매각설 유감


[김영리기자]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1위 티켓몬스터가 매각설에 휩싸였다. 그루폰에 이은 글로벌 소셜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이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티켓몬스터에 인수제안을 해온 것이다.

현재 티켓몬스터의 가치가 3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만약 매각이 추진된다면 비슷한 규모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신현성 대표의 지분은 절반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으로 약 1천5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을 전망이다.

티켓몬스터의 매각설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루폰이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티켓몬스터에 인수를 제안한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졌고 이외에도 구글이나 유수 벤처캐피탈이 티몬에 접촉을 해왔다.

지난 5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신 대표는 "인수제의가 끊임 없이 들어오고 있다"며 "제의 금액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리빙소셜이 될지 아니면 다른 회사가 될지는 모르지만 업계에선 신 대표가 매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재 티켓몬스터는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 및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국내외 벤처캐피털들로 부터 투자를 받고 있으며 이들은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며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벤처캐피털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코스닥 등록 또는 매각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국내외 업체 인수 및 마케팅 출혈 경쟁으로 여유자금이 부족한 티켓몬스터의 상황에서는 1~2년 후 상장요건을 갖추고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보다 회사의 가치가 한창 높은 지금, 매각을 택하는 것이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업계와 이용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경영을 하는 입장에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제 갓 1년을 넘긴 회사에서 매각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회사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처음부터 매각을 목표로하는 벤처기업들이 꽤 있었다"며 "직원들과 이익을 공유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일부 경영진의 뱃속만 채우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외국 자본까지 끌여들어 무리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몸집을 불린 뒤 한 몫을 챙기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국내 시장에 소셜커머스 열풍을 몰고 온 티켓몬스터의 업적은 칭찬할 만하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불과 1년 만에 소셜커머스 시장을 5천억원 규모로 키우는 데 큰 역할을 맡았다.

신현성 대표 역시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한국판 주커버그로 불리며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창조적 도전정신을 갖춘 젊은이로 지목 받았고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며 10년 만에 스타트업 열기를 다시 일으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는 말이 있다. 큰 열매가 먹히지 않고 살아남아 미래의 씨앗이 된다는 뜻이다. 긴 호흡을 갖고 강물처럼 천천히 부딪히는 모든 것들을 이겨내면서 바다로 향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생각일까.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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