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사건의 여파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국정원의 공식 부인에도 야당은 원세훈 국정원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사건 정황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22일자 보도에서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잠입한 남자 2명과 여자 1명이 국정원 제3차장 산하 산업보안단 소속 실행팀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부 고위관계자를 빌어 산업보안단은 국내 산업 정보의 해외 유출을 막고 국익에 민감한 국내외 산업정보를 수집하는 조직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여권 고위 관계자를 빌어 이 사건과 관련해 원세훈 국정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임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 신문은 "원 국정원장의 사의를 이 대통령이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또 다른 여권 고위관계자의 전망도 실었다.
야권은 21일에 이어 22일에도 정부와 원세훈 국정원장을 맹공격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국정원이 한낱 절도범으로 전락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는데도 청와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원세훈 국정원장의 사의 표명에도 경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 대변인은 "전문가가 아님에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국정원장을 맡기고, 대통령 독대 보고를 부활시킬 때부터 이 같은 일은 예고된 사태였다"며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이 잡범보다 못한 짓을 했다면 대통령은 마땅히 읍참마속 해야 한다"고 원 국정원장의 사퇴를 거듭 요청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역시 "이번 사건으로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수출하기는 커녕 오히려 국가 신뢰만 바닥났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아마추어 정보전에 엄청난 국익이 손실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이는 응당 정부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즉각 원세훈 국정원장을 사임시켜야 한다"면서 "인도네시아와 국제사회에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히고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국정원장의 거취에 대해 청와대에서 발언을 회피하고 있지만 여권에서도 원세훈 국정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야권의 공세는 점차 거세지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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