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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대폰업체들, 구글 위세에 '벌벌'


옵티머스Q 출시 놓고 소동…망중립성 법제화 절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지난 12일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이 싸우면 구글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12~18개월 안에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애플 아이폰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뉴스위크는 구글 승리를 점치는 근거로 '개방정책'을 꼽았다. 개방형인 구글이 폐쇄형인 애플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구글의 개방 정책이 '경쟁사를 배제한 것'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구글 공화국 안에서의 개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휴대폰 출시 과정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해 '개방정책의 대표 주자'란 구글의 명성에 의문을 품게 만들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용 스마트폰인 '옵티머스Q'가 네이버 검색 엔진을 기본 탑재했다는 이유로 평소보다 2주 정도 늦게 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의 호환성 인증 테스트에 시간이 걸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일 출시된 옵티머스Q 단말기에는 네이버 검색엔진이 기본 탑재 돼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옵티머스Q'에는 네이버 검색엔진이 빠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Q 인증 지연은 네이버 기본탑재 때문"

NHN의 한 임원은 "네이버의 검색 엔진이 탑재됐다는 이유로 구글이 호환성 인증 테스트를 이리저리 피하면서 옵티머스Q 출시가 평소보다 2주 정도 지연됐다"면서 "구글은 개방을 운운할 게 아니라 애플처럼 폐쇄 정책을 쓴다고 시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는 "검색엔진 탑재는 구글은 전혀 관여하지 않으며, 제조사(LG전자)가 결정할 문제"라면서 "옵티머스Q에는 왑 브라우저가 디폴트로 들어가 있는데, 왑 브라우저를 웹브라우저로 바꾸기 어렵게 돼 있어 지연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LG텔레콤 한 임원은 "옵티머스Q의 출시 지연에는 다른 이유도 있지만 네이버 검색 엔진 기본 탑재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게 맞다"고 확인했다.

◆향후 출시될 옵티머스Q, 네이버 기본 탑재 빠질 가능성도

옵티머스Q는 LG텔레콤이 한국형 안드로이드폰으로 야심적으로 준비해 온 제품이다. LG텔레콤은 '한국형 안드로이드폰'이란 컨셉트에 걸맞게 구글 서비스와 국내 서비스를 동일한 수위로 제공하려 했다.

현재 출시돼 있는 옵티머스Q에서는 안드로이드 단말기 최초로 네이버 검색창이 구글과 동일한 방식으로 대기화면에 노출된 것이다. 네이버 지도와 미투데이 애플리케이션도 내장 메모리에 기본 탑재됐다.

하지만, 구글측의 문제제기로 앞으로 출시되는 옵티머스Q에는 네이버 엔진이 기본 탑재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LG텔레콤의 또 다른 임원은 향후 출시될 옵티머스Q에도 네이버가 기본 탑재되느냐는 질문에 "네이버 엔진이 기본 탑재되지 않아도 쉽게 다운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덧붙어 "삼성전자나 LG전자도 구글에게는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NHN의 한 임원은 "LG텔레콤은 '한국형 안드로이드폰'을 지키기 위해 네이버 기본 탑재에 긍정적이나, 구글과 비즈니스 관계가 크게 얽혀있는 LG전자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LG전자측은 "옵티머스Q에 네이버 검색엔진이 빠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혼란속에 장착된 옵티머스Q는 6월 7일 출시된 후 주말 5천대, 주중에도 일 평균 1천500대 이상 개통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쿼티 자판 등 편리한 기능과 함께 LG텔레콤이 옵티머스Q에 공을 들이면서 대리점 인센티브(소위 보조금)로 36만원 정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플랫폼 중립성 논의돼야…방통위, 법제화 필요

그동안 구글은 플랫폼 개방, 플랫폼 중립성 선언을 통해 인터넷 업계의 귀감이 돼 왔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를 전 세계 제조업체에 공개하면서 애플과 다른 전략을 써 온 것이다.

하지만 옵티머스Q 출시 지연 소동이 벌어지면서 이 같은 세간의 평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토종검색(네이버) 엔진 배제 움직임을 통해 '개방 전도사'로 꼽히는 구글이 잠재적인 경쟁자를 배제하려 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규제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구글이 자사 플랫폼에서 경쟁업체를 배제하더라도 현행법으로 어떻게 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개방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외국 기업의 횡포에 맞설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옵티머스Q에 네이버 검색엔진 기본 탑재가 불가능해 지면, SK텔레콤이 내 놓는 안드로이드폰에 SK컴즈 엔진을 탑재하는 일도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토종 검색엔진을 원하는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정보 접근성 문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네트워크정책국 허성욱 네트워크기획보호과장은 "통신회사가 휴대폰에서 내부 포털과 외부 포털의 접근을 다르게 하는 걸 시정하려 했을 때도 통신관련 법에 관련 조문이 없어 통신회사 인수합병조건으로 부여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허 과장은 또 "하지만 인터넷정책과를 통해 '이용자선택권포럼'을 운영하면서, 플랫폼 중립성과 망중립성에 대해 정책적 과제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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