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정치권 안팎의 최대 쟁점인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국가발전을 위해 수정은 불가피하다'며 수정추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당시 세종시 원안 추진 약속 발언에 대해선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사실 대통령의 임기중에 옮기는 것인데 나도 모르겠다고 해버릴 수 있다"면서도 "저는 기초를 튼튼히 만들어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승승장구해야 한다는 소명을 가졌고, 그런 고민 끝에 (수정 추진을)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시 원안 추진을 하게 되면)바로 먼 훗날이 아니라 다음 임기에서 벌써 나는 역사에 떳떳하지 못하다는 평가와 국가적 혼란이 올 것"이라며 "이걸 바로 잡으라고 한(뽑아준) 게 아닌가 그런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일하면서 경제부처 장관을 1주일에 두세 번, 아침 새벽같이 모여서 해외에서 연락할 것 하고 국내 조치할 것 해 왔다"며 "그렇게 해서 일 해나가고 있는데 부처가 내려가 대통령 혼자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논란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을 내비쳤다. 그는 "그저 내 임기내에 수도를 옮기는 것도 아닌데 편안하게 (원안 추진을)진행하자는 생각도 했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그래선 안되지'라며 고민도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아끼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골치 아프지 말고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한다"면서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대통령의 할 일 이라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세종시 발언에 대해 "충청도민에게 대통령 후보로서 선거할 때 사실은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어떻게 됐을지 모르지만, 정치를 오래 해본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유세할 때 어정쩡하게 이야기하다가 선거가 다가오니 계속 말이 바뀌더라"면서 "지금 바꾸는 게 국가와 국민에 도움이 되더라도 사회 갈등과 혼란을 가져온 데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다"면서 솔직히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문제가 그 때 그렇게(원안 변경 주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당하게 말을 못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도 세종시 수정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거듭 "저 하나가 좀 불편하고 욕먹고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이것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며 "세계 어떤 나라도 수도 분할하는 나라는 없다. 전체를 이전하더라도 분할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 추진이 '정치적 노림수'로 비치는 데 대해선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는 "정치권에서 일부 반대하는 분도 있고, 그 전부터 반대하는 분도 있었고 또 위치가 달라지면서 찬성하는 분도 있다"면서 "제가 정치적 계산이 있고, 정치적 야욕이 있다면 그 일이 옳다고 하더라도 반대할 수 있다"며 "저의 반대의 뜻은 순수하다"고 답답함을 내비쳤다.
그는 "지금 반대하는 분들이 다음 대통령이 되지 않겠는가"라면서 "지금 무조건 반대해서는 안된다. 정치인들도 개개인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문제에 대해 역사에 서로 부끄럽지 않게 떳떳하게 하자"고 반대론자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이는 원안 추진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 추진으로 인한 역차별에 대해선 "세종시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갈 게 이곳으로 간다는 일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많은 지역에서 혁신도시를 만드는데 국책기업이 옮겨가도록 하고 있다"면서 "그런 기업이 그곳을 취소하고 세종시로 올 계획은 전혀 없고,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듭 "정부는 혁신도시에 대한 것은 당초 계획대로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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