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D램 기업 엘피다메모리가 반도체 산업에서 전 방위 협력에 나서고 있다.
엘피다는 23일 미국 반도체 연구개발(R&D) 지원 전문기업 인터몰레큘러와 차세대 메모리 R&D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프로그램을 활용키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또 이달 들어 뉴모닉스(인텔-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합작사)와 노어플래시메모리 생산 관련 협약도 맺은 상태다. 엘피다는 히로시마의 최신 300mm(12인치) 웨이퍼 팹에서 내년 중반부터 노어플래시를 생산해 뉴모닉스에 공급키로 했다.
엘피다는 대만에서 파워칩세미컨덕터와 D램 합작법인 이노테라메모리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램버스와 고성능 D램 공동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올 들어 D램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독일 키몬다와 공정기술 공동 R&D 협약을 맺은 것은 물론, 일본 현지 NEC일렉트로닉스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공동생산을 위한 합작사 설립에도 나서기로 했다.
최근 엘피다의 행보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D램 경쟁업체와 손을 잡는 것은 물론, 뉴모닉스 및 NEC 등 D램 외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에도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D램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된 가격폭락에 회사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엘피다는 지난해 4분기 9분기만에 적자를 낸 이후 올해 1분기에도 연속 적자에 빠졌다. 엘피다는 그동안 부가가치가 높은 모바일 D램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며 양호한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범용 D램 가격이 폭락한데 이어 모바일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또한 시황이 악화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D램 산업의 부침에 대응할 수 있도록 플래시메모리 위탁생산(파운드리)과 시스템반도체 사업 진출 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침체를 거듭하면서 삼성전자, 일본 도시바를 제외한 세계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선전은 메모리반도체 원가 경쟁력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부문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
대만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아직까지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에만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엘피다의 행보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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