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가 IPTV 시장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KT의 메가TV 셋톱박스용 PS3가 출시될 예정에 따라 소비자는 물론 하나로텔레콤과 LG데이콤 등 IPTV 경쟁사들의 이목이 KT와 PS3에 쏠리고 있다.
지난 10월 초순 KT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메가TV용 PS3 공급계약을 맺고 셋톱박스용 제품 출시를 위한 막바지 마케팅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1일 "이달 중순 셋톱박스용 PS3 출시를 목표로 소니 측과 세부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KT는 국내 IPTV 시장의 리더로, 소니는 전세계 IPTV 서비스 국가를 대상으로 PS3를 셋톱박스로 제공하는 레퍼런스를 구축할 수 있어 상호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KT는 약정할인 가입자를 대상으로 셋톱박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에서부터 전면 유상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그러나 "약정할인 대상자에 전면 무료로 제공할 경우 셋톱박스로 인한 비용부담이 수천 억원에 이를 수 있어 전면 무료화 방안이 쉽지 않다"며 "대량 구매조건에 따라 가격의 일부를 KT가 부담하는 방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KT의 전략 가운데 셋톱박스용 PS3를 30만원 안팎의 특판가격에 판매하는 방안과, 이를 약정할인과 연계해 가입자의 부담을 분산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층에 인기있는 PS3는 게임 기능 뿐만 아니라 유무선 인터넷 접속기능과 차세대 DVD인 블루레이를 내장하고 있어, IPTV 서비스와 연계한 서비스에 적지 않은 파괴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KT 뿐만 아니라 하나로텔레콤 등이 PS3 셋톱박스 협상을 추진해온 것 역시 이 같은 강점을 활용해 IPTV 시장 선도를 노렸기 때문이다.
KT의 메가TV 가입자는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월 1만명이 채 가입하지 않았지만, 9월에만 7만4천명이 가입해 9월말 14만7천명을 기록한 뒤 10월말(29일 현재) 23만명에 이르렀다.
KT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초 목표였던 30만 가입자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PS3 셋톱박스의 인기를 등에 업을 경우 내심 40만명 이상의 가입자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하나로텔레콤. 하나로텔레콤은 소니 측과 PS3 셋톱박스 출시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최근 소니 측이 KT로 돌아서면서 사실상 PS3 공급계획은 물거품이 된 셈이다.
10월말 현재 하나TV 가입자는 66만명에 이른다. 11월과 12월 각종 이벤트를 통해 7만∼8만 명 가량의 가입자를 확보할 경우 연말 목표인 80만명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KT의 추격속도가 심상치 않은데다 차별화된 새 서비스를 내놓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KT가 소니와 제휴를 통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겠지만 콘텐츠 다양화와 기업고객 대상의 폐쇄형서비스(CUG), 헐리우드 영화사들과의 계약에 따른 개봉영화 서비스 확대 등에서 우리의 강점이 많아 가입자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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