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중국·홍콩·대만)의 급격한 반도체 산업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우리도 정부와 기업이 역량을 집중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색깔'을 찾을 때다."
하이닉스반도체 성병호 전략관리사무국장(상무)은 17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IT 산업전망 컨퍼런스 2008' 행사의 연설자로 나서 중화권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시장 규모를 키우고, 기술 격차 또한 줄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한 성장세를 보면 '두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의 지역별 매출 비중에서 중화권은 지난 2004년 28%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오는 2011년 39%로 높아져 반도체 분야에서 중화권의 '입김'이 세질 전망이다. 아이서플라이는 2010년 중국 1개국의 반도체 수요 비중이 28%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또 "한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중화권에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려면 결국 해답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찾아야 한다"며 "선도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과 기초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이통통신과 함께 미래 유비쿼터스 분야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만큼 이 분야의 시스템반도체를 공략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성 상무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3년 내 40나노 이하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세공정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잘 하고 있지만, 안심할 때는 아니라는 것.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공정의 경우 9나노까지 내려갈 수 있으며, 재료가 실리콘으로 유지될 것인지 나노소재 등으로 대체될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메모리반도체의 시황 악화는 지난 2001년 이후 4~5년 동안 호황이 이어져온데 따른 당연한 결과로, D램의 공급초과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 상무는 "반도체 관련 기술이 발달할수록 투자비용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며 "현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투자규모는 해외업체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수준인 만큼, 업체 간 '합종연횡'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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