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 코스닥시장의 우회상장 요건을 기업공개(IPO) 수준으로 강화한 이후 우회상장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우량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디지털방송 시스템 공급업체 컴텍코리아는 1대 5.73의 비율로 에이피테크놀로지를 흡수합병한다고 1일 밝혔다. 합병 이후 컴텍코리아의 최대주주는 30% 가량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이원규 에이피테크놀로지 대표로 변경된다. 에이피테크놀로지가 우회상장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
앞서 지난 7월 중순 배용준의 BOF가 우회상장 규제 강화 이후 처음 키이스트(옛 오토윈테크)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한 바 있다.
지난달 초에는 삼화프로덕션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이즈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화프로덕션은 공식적으로 우회상장 여부에 대해 밝히진 않았지만, 재무 요건상 우회상장 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상태.
이번에 컴텍코리아를 통해 우회상장한다고 밝힌 에이피테크놀로지도 기존의 부실회사들과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주파수공용통신(TRS) 시스템을 공급하는 에이피테크놀로지는 지난해 277억원의 매출과 1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자산총계는 195억원, 부채총계는 148억원으로 양호한 상태.
에이피테크놀로지의 TRS 시스템은 양자 혹은 다자 간 무선통신 접속 기능으로, 지휘·지령체제가 요구되는 경찰·소방·재해대책기관 및 기업체에서 사용되고 있다. 에이피테크놀로지는 지난 2000년 인천국제공항을 시작으로 경찰청·소방방재청·지하철공사 등에 TRS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우회상장 규제 이후 부실기업들의 코스닥시장 진입이 차단되는 것은 물론 장외 우량기업들이 연이어 증권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긍정적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달 중 유가증권시장에 대해서도 코스닥시장과 유사한 수준으로 우회상장을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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