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 규제안 떴다'...코스닥 일대변화 예고

부실기업의 무분별한 우회상장을 막기 위한 규제안이 26일부터 도입된다.

지난해부터 증권시장 인수합병(M&A)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우회상장이 봇물을 이룬 이후 이번 규제로 다시금 코스닥시장에 일대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까지 이어진 부실기업들의 '우회상장 막차 타기' 행보가 일시에 사라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우회상장기업에 대해 시장 조치를 강화하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종전에 예고된 바와 같이 코스닥기업과 비상장기업의 결합으로 경영권이 바뀌는 우회상장의 경우 신규상장에 준하는 요건을 적용시키게 된다.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기업이 우회상장 종목임을 2년간 표시해 투자자의 주의를 유도하고, 요건에 미달하는 우회상장기업은 상장을 폐지시킨다는 방침이다.

경영권이 바뀌는 우회상장은 주식스왑으로 코스닥기업이 비상장기업 주식을 30% 넘게 소유하면서 최다출자자가 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최대주주 변경이 없더라도 비상장기업의 최대주주 및 5%이상 주주가 소유한 코스닥기업 지분이 기존 최대주주 등의 지분보다 많은 때도 마찬가지.

우회상장을 시도하는 비상장기업은 신규상장에 준하는 요건을 충족해야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

합병과 포괄적 주식교환은 ▲경상이익이 있을 것 ▲자본잠식이 없을 것 ▲감사의견 '적정' ▲유·무상증자 제한 1년 ▲최대주주 및 5% 이상 주요주주 6개월 간 지분변동 제한 등 요건을 모두 적용받는다. 단 건전한 M&A의 위축을 막기 위해 기업공개(IPO)와 달리 자기자본이익률(ROE) 요건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우회상장 관련 공시를 강화한다. 기업결합 후 최대주주 변동, 경상이익 및 자본잠식 여부 등 우회상장 관련 내용을 합병신고서 등에 별도 기재토록 한다.

또 우회상장기업에 대해 상장 후 2년간 재무예측수치와 실적수치를 사업보고서에 별도로 기재하도록 해 평가가격에 대한 사후관리를 엄격히 하도록 했다.

이번 우회상장 규제안이 코스닥시장만 적용되는데 따른 문제에 대해서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위는 지금까지 주로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난 불건전한 우회상장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가는 경우, 유가증권시장에 대해서도 유사한 제도 개선 방안을 도입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