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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지금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5.3.8 [사진=연합뉴스]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5.3.8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국가가 위기가 심각하다. 국가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여야 의원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너나 할 것 없이 선전선동에 몰두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심판 중 불공정 시비에 휘말렸고, 검찰도 윤 대통령 구속취소에 대한 즉시항고 포기로 '내란공범'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 직무집행 정지 뒤 정부는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라는 기이한 형태가 80일에 육박하고 있다. 헌재, 법무부, 경찰도 권한대행체제다. 그야말로 권한대행의 나라.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

내주로 예상되는 탄핵심판 선고 당일, 헌재 인근 학교들은 휴교에 들어간다고 한다. 주변 상가는 의자, 간판 등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을 치우기로 했다.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진영과 '반대' 진영의 물리적 충돌 피해를 우려한 조치다. 경찰은 '갑호 비상' 발령을 검토 중이다. 비상계엄 직전의 치안상태라는 판단이다. 사회와 국가의 현 주소는 심리적 내전이 아니라 이미 내전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탄 난 경제는 차치하더라도, 새봄을 맞아 꿈에 부푼 학생들은 왜 학교를 가지 못하고 상인들은 왜 생업에 피해를 봐야 하나.

더 참담한 일은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 불신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가족회사' 비슷하게 운영돼 왔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그 직후 헌재는 선거관리기관은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중앙선관위가 독립된 심의기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스스로 우려를 불식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말대로만 된다면 국가가 이지경까지는 안 됐을 것이다. 만약 윤 대통령이 파면되고 조기 대선으로 새 대통령을 뽑더라도 부정선거 음모론은 끊이질 않을 것이다. 늘 문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지난 1월 19일 발생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전후 대한민국의 난맥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그를 기점으로 국론 분열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인과관계에 대한 갑론을박을 떠나 결정적 '트리거'는 윤 대통령이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그가 하다 못해 호송차량 지붕 위에라도 올라가 "여러분,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과 국가를 보위하기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법대 앞에서 탄핵과 내란죄 수사에 대한 불법성과 저의 결백을 충분히 소명했습니다. 여러분의 충정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만약 물리적·폭력적으로 행동한다면, 그것은 결코 저와 우리 자유대한을 위하는 일이 아닙니다. 평화적·합리적·논리적 태도로 애국시민의 성숙함을 냉정하게 보여주십시오"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지금의 갈라진 국론은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고 해도 상당기간 봉합되기 어려워 보인다. '오십보 백보, 그 밥에 그 나물'인 정치판에서 새 지도자를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갈라진 민심의 간극을 메워야 한다. 그 시작은 윤 대통령만이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자진 하야'가 대안으로 나오지만 직무복귀를 기정 사실화 하고 있는 윤 대통령 주위 분위기를 보면 현실성이 없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이 최소한 헌재 탄핵 결정에 진정으로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담화라도 발표해야 한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건 전 했어야 할 말을 그 기회에 해야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 현재의 국란을 종식하고 새시대를 열 씨앗을 심는 일, 그것이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이고 대통령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반국가 세력'에 대한 조사와 처벌은 그 다음이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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