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꿈의 배터리'라 불리며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개발 경쟁에 배터리 업체부터 완성차 업체까지 일제히 뛰어들었다.
![셜리 멍(Shirley Meng) 교수가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의 질감을 개선하면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https://image.inews24.com/v1/8034dfb40a86c1.jpg)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전고체 배터리의 충전 속도를 10배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인 전해질을 기존의 액체가 아닌 고체로 바꾼 배터리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 중 가장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액체 전해질보다 저항이 커 이온 전도도를 원하는 수준으로 높이기 쉽지 않아 기술 장벽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용량은 늘리면서도 무게·부피·화재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여 전기차의 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상용화 양산에 성공하면 전기차·배터리 생태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인 셜리 멍 시카고대학교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한 '금속의 결정 성장 방향이 배터리 충전 속도 및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이 저명한 에너지 학술지 '줄(Joule)'에 게재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연구로 전고체 배터리의 충전속도를 10배 이상 향상시키는 동시에 안전성은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통해 배터리의 무게를 줄이고, 부피를 축소하면서도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한 제조 전문성과 대학의 혁신적인 연구 협력이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협력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이고 배터리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외 대학·기관들과 공동 연구센터 프런티어리서치랩(FRL)을 설립해 차세대 배터리 관련 연구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원천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경쟁사들과 기술 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이전 상용화를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셜리 멍(Shirley Meng) 교수가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의 질감을 개선하면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https://image.inews24.com/v1/2723f5b6e81167.jpg)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배터리 업체는 물론 완성차 업체까지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 중에는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 3월 업계 최초로 수원에 있는 SDI 연구소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S라인)을 구축하고, 같은 해 6월부터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샘플 공급 대상 고객사를 5곳으로 늘렸다. 올해 초 열린 'CES 2025'에서는 독자적인 무음극 기술로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한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도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SDI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등 두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각 2025년과 2026년에 파일럿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과 2029년에 상용화 시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초에는 국내 유수 대학·기관과 함께 진행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R&D) 성과가 국제 학술지에 연이어 게재되기도 했다. 현재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건설 중인 황화물계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는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SK온은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미국 솔리드파워에 3000만 달러(약 432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셜리 멍(Shirley Meng) 교수가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의 질감을 개선하면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https://image.inews24.com/v1/2e5e357dcfc1af.jpg)
완성차 업체 중에는 일본 도요타그룹이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혼다도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GM과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독일 BMW도 미국 솔리드파워에 투자를 단행했고, 올해까지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 이를 이용한 전기차를 2030년까지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현대차도 전고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연내 시범 양산에 들어가고, 오는 2030년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9월에는 배터리 소재 업체 에코프로비엠과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배터리 양극재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아울러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에 1억 달러(약 1443억원)를 투자해 함께 리튬메탈 배터리도 개발 중이다.
유상만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도요타와 삼성SDI 등이 적극적으로 전고체 상용화를 추진 중이지만, 기술적 난이도가 존재해 전기차로의 상용화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전고체 전지는 고가의 원재료 사용량이 많아 최근 가격 경쟁력 등이 요구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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