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우리나라의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해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에 육박했다.
2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말 원·달러 환율은 전년 말 대비 13.4% 상승한 1473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외환위기로 환율이 급등했던 1997년 말(159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분기 평균으로 보더라도 지난해 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99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418원 이후 가장 높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 폭과 속도도 빠르다. 비상계엄 선포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된 12월 4일 이후 연말까지 원화는 달러화 대비 5.0% 절하됐다. 같은 기간 유로화(1.0%), 대만달러화(1.1%)보다 절하 폭이 컸다.
과거 유사한 정치 불확실성이 발생했던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움직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가 통과한 2016년 12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83.3원으로 10월과 11월 대비 각각 4.9%, 1.7% 상승했으나 탄핵이 인용된 2017년 3월에는 1134.0원으로 하락하며 안정됐다.
올해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지난 1월 20일 기준 원화는 전년 말 달러화 대비 1.41% 절하됐다. 같은 기간 유로화(1.01%), 엔화(0.93%)보다 빠르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6.32%포인트(p)로 엔화(0.93%)와 유로화(0.01%p)를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에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전개가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시적인 요인으로 기조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지만, 장기화하면 해외 신인도에 영향을 주고, 경제 부진과 맞물려 부정적 영향을 증대시킬 수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환율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 정책 대응을 통해 경제 심리 위축을 방지하고 금융시장 안정과 내수 회복 등 경제기반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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