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 경기침체 우려보다는 탄핵 정국과 트럼프발 환율 상승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한다.
16일 한국은행은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부터 2연속 기준금리를 낮춘 만큼 3연속 인하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움직이기보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확인하기 위해 일단 관망할 때란 시각이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472.5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11월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관세정책 우려에 국내 정치 요인이 겹쳐 환율이 많이 올랐다"면서 "기준금리까지 낮아지면 환율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우려가 과하다는 점도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탄핵 등 정국 불안에 소비 심리가 위축에도 실제 소비 데이터는 크게 나쁘지 않다. 3회 연속 금리 인하로 경기 불안을 높이기보다는 일단 관망 후 2월 성장률 하향과 인하 선택이 한은으로서는 나은 선택이란 의견이다.
한은의 금리 인하가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진정되고 있는 집값과 가계부채를 다시 자극할 우려도 있다.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면 가뜩이나 줄어든 소비 여력이 더 크게 쪼그라들 수 있다.
1월 금통위가 트럼프 취임과 신정부의 국채 발행 계획,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 일본은행(BOJ) 금융정책회의 등 이벤트 직전에 열린다는 점도 선제적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소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월 금통위에선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측한다. 유지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장 국내와 대외 여건 중 당장 어떤 것을 먼저 고려 하냐의 문제일 뿐, 인하는 미국과 별개로 정해진 수순"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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