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철강 수출 비상...美 쿼터 축소 가능성에 CBAM까지


중국 기업 저가 공세에 美·유럽 리스크도 무시 못해
美 25% 관세 면제 한도 263만t 쿼터 더 줄일 수도
유럽 CBAM 시행 따라 탄소 줄일 제련 기술도 시급
美·EU 수출 위축시 다른 지역에도 연쇄 타격 우려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국내 철강 업계의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미국 역내 수출 물량 제한 가능성이 커졌고,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따른 탄소 감축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전선에 3개의 악재가 첩첩이 쌓여 있는 형국이다.

포스코 파이넥스 공장. [사진=연합뉴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집권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철강 업계는 대미 수출 물량 통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018년 1기 트럼프 정부는 국내에서 수출하는 철강재 54개 품목, 263만톤(t)에 대해서만 25%의 관세를 면제하기로 한 바 있다. 2기 행정부에서 이 물량을 더욱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당시에도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색채를 노골적으로 보여온 만큼 실제 수출 물량이 제한될 경우 국내 철강 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뼈아프다. 일각에서는 1기 트럼프 정부보다 더욱 강경해진 정책을 전망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주요 업종 릴레이 간담회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더욱 강화되고 중국 견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거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여러 차례 언급했기에 향후 대미, 대중 투자나 수출에 대한 업계 고심이 클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건설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 부진과 중국 철강 기업의 저가 공세로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국내 철강 3사의 올해 1~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2조39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3%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주 시장 물량이 제한된다면 철강 기업 수익성이 악화할 공산이 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량은 약 259만t으로 같은해 전체 수출 물량 2700만t 중 약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트럼프 당선인이 국내 수출 물량을 줄이겠다는 직접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없어 우선 예의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냉연강판. [사진=현대제철]

EU의 CBAM도 철강 업계를 고심하게 만드는 요소다.

CBAM이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 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로 오는 2026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당장 내년부터 탄소 배출량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철강 품목은 탄소 배출량이 특히 많은 산업군인 탓에 철강 제련 과정에서 탄소를 상쇄하는 기술 마련이 급선무다.

현재 업계는 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데다 개발 완료 시점도 2030년께다.

지난해 국내 철강 업계의 대 유럽(영국 포함) 수출 물량은 약 370만t으로 미국 시장보다 수출 물량이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2022년 기준 대 EU 수출액 681억 달러 중 CBAM 대상 품목의 수출액은 51억달러로 이중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만 무려 45억달러(89.3%)에 달한다.

대외 악재로 인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 국내 철강업계는 제 3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산 저가 철강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어 대안 시장 개척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 역내 수입 품목에 10% 보편관세와 중국산 60% 고율관세를 적용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은 8.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철강 수출 비상...美 쿼터 축소 가능성에 CBAM까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