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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사업재편안 끝내 무산…'임시주총 철회'


주가 급락으로 주식매수청구 규모 감당키 어려워져
박상현 대표 "다양한 성장 방안 다시 검토할 것"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지분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려했던 두산 그룹의 사업 재편안이 무산됐다.

두산 분당 사옥 전경. [사진=최란 기자]

두산에너빌리티는 10일 임시 이사회에서 분할 합병안을 의결하기 위해 12일 개최 예정이었던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둔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해,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식매수청구 규모를 감당키 어려운 상황이 됐다. 두산그룹이 제시한 주식매수 예정가액은 두산로보틱스 8만472원, 두산에너빌리티는 2만890원인데 현재 주가가 이보다 낮기 때문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4차 주주서한에서 "갑작스러운 외부환경 변화로 촉발된 시장 혼란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회사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을 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주가 하락에 따른 상황 변동으로 분할합병 안건의 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 가결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지고, 당초 예상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주주님들께 계속 불확실성을 남겨 두는 것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서 회사의 방향을 알려드리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현 상황이 너무도 갑작스럽고 돌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회사 역시 당장 본건 분할합병 철회와 관련해 대안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번 결정은 전날 국민연금의 발표와 무관하지 않다.

국민연금은 9일 열린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올린 모든 안건에 찬성하되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에 대해서는 '주식매수 청구 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회복할 경우' 조건부 찬성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은 날 열리는 두산로보틱스 주주총회에서도 주식매수 청구 가격 이상으로 시세가 회복할 경우에만 분할합병 승인의 건에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정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당초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5000억원 이상, 두산로보틱스는 6000억원 이상 넘어가면 지배구조 개편안을 재검토할 방침이었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보유 지분 전량을 매수 청구한다면 두산에너빌리티만 약 9000억원에 달해 두산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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