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서 불성립된 직후 사퇴했다. 그는 "우리가 당론으로 탄핵을 막은 것은 헌정질서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무거운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밤 정족 수 미달로 본회의가 산회된 직후 별도의 브리핑 없이 국회 본청을 떠났다. 그는 언론을 통해 입장을 내고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작금의 국정 혼란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를 언급하며 "그때 저는 초선의원이었다. 그날 아침부터 온종일 마음이 무거웠던 기억이 선연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고통의 순간을 처음 겪은 초재선 의원님들도, 이 순간을 다시 겪어야 하신 3선 이상 의원님들도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우실지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비록 우리가 당론을 정했다고 하지만, 의원 여러분 개개인의 생각이 저마다 다르다는 걸 왜 모르겠느냐"며 "그렇지만 당과 나라를 위해 서로 자중자애하고, 자제력을 발휘하고 계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명백히 잘못됐다"면서도 "현 정부 들어 스물 다섯 번이나 발의된 민주당의 탄핵 남발도 결코 죄가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정치가 국민 불안을 덜어드려야 한다"며 "그러면 작금의 혼란을 질서 있게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핵은 수습의 길이 아니다"라고 재차 밝히며 "탄핵이 가결되면 우리가 지금껏 숱하게 비판해온 민주당의 겁박정치가 이제 헌법재판소를 향해 갈 것이다. 무거운 책임을 소수의 헌법재판관에게 떠넘기지 말고, 우리 집권여당이 오롯이 떠안고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아울러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표결이 이뤄진 작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한 분 한 분 모두가 대한민국 헌정사를 지키기 위한 의정활동을 해 나가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은 박수를 통해 추 원내대표를 재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추 원내대표는 이를 만류하고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추 원내대표의 직 사퇴에 따라 이날 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 조지연·박준태 원내대변인 등 원내지도부 인사들이 언론 공지를 통해 당직 사의를 표명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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