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서울시의 마포구 상암동에 쓰레기소각장(광역자원회수시설) 신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마포구청이 국제환경단체와 함께 쓰레기소각장 신설을 반대하는 목적의 포럼을 개최했다.
5일 서울 마포구청은 세계소각대안연맹(GAIA)과 함께 구청에서 '국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쓰레기 소각정책의 문제점: 마포추가소각장 사례를 중심으로' 포럼을 개최했다. GAIA는 폐기물·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92개국 관련 단체들의 네트워크로, 각국의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정책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구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이날 세계적 자원순환 운동가인 폴 코넷 미국 세인트로렌스 대학교 환경화학부 명예교수, 신우용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성은경 마포소각장 백지화투쟁본부 대표, 야넥 바흐크 제로웨이스트유럽 오염저감정책 담당관을 초빙해 마포구 쓰레기소각장 신설 추진을 비판했다.
폴 코넥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1997년 이후 미국에서는 단 하나의 소각장만 건설됐다. 소각은 구시대적인 관행"이라며 소각장 건립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폐기물 소각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가장 비싼 방법이다. 막대한 자본 비용에 비해 소각으로 창출되는 일자리도 매우 적다"며 자원순환을 통한 지역사회의 '제로웨이스트' 구조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박강수 구청장은 이날 폴 코넥 교수가 주장한 '자원 선순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민을 대신해 쓰레기처리장 신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쓰레기 (처리) 문제는 너무 간단하다. '쓰레기를 줄이면' 되는 일이고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쓰레기의 자원순환 구조를 만들면 소각장 설립도 필요 없을 수 있는데 (서울시 등) 정책결정자들이 그런 의지를 보이지 않아 마포구청 입장에서는 답답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마포구가 시행하고 있는 '커피박(커피 찌꺼기) 수거 사업'을 자원 순환 사례로 언급하며 쓰레기소각장 없이도 서울에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포구는 이날 교수·연구원 등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정책자문단을 발족하고 쓰레기소각장 설립을 추진하는 서울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추가소각장 건립이 폐기물 처리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입증하고 생활폐기물 감량 대책 마련을 위한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을 제언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일 쓰레기소각장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공개하고 주변 대기질·악취 등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는 12일 오전 10시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리셉션홀)에서 쓰레기소각장 신설 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계획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서울시가 공개한 환경영향평가는 마포구 주민들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마포구청은 주민을 대표해 서울시를 상대로 쓰레기소각장 신설 반대를 계속 주장할 계획"이라며 "서울시와는 별도로 주민의 의견을 계속 수렴하겠다"고 전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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