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약 한 달간 이어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다. MBK파트너스·영풍의 공개매수에서 한 자릿수 지분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지분 경쟁이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의 정관변경 안건을 놓고 다퉜던 분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영풍정밀에 대한 MBK파트너스·영풍의 공개매수 청약이 이날 마감된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목표 수량은 최대 302만4881주(14.6%)이며 영풍정밀은 최대 685만801주(43.43%)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최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한 쪽으로 청약이 집중되지 않고 양측으로 나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마다 양도소득세·배당소득세 적용에 따라 청약을 달리하고 가처분 소송의 불확실성 등에 비춰 청약 물량이 양쪽에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목표한 수량을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승산은 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33.1%를 보유한 상황에서 이번 공개매수에서 발행주식총수의 약 3.5%만 얻어도 최씨 일가의 의결권을 앞서게 된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이사회 싸움에서는 우위에 설 수 있는 셈이다. 7% 내외를 얻어 의결권 기준 과반을 확보하면 MBK파트너스 쪽으로 경영권이 넘어간다.
업계에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이번 공개매수로 끝나지 않고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우선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공개매수가 끝나는대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정관은 이사 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데, 현재 고려아연 사내이사는 6명이다. 최소 5명 이상의 신규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켜 기존 이사인 장형진 영풍 고문과 함께 이사회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일 임시 주총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양측의 불편한 동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풍과 최윤범 회장 측은 지난 3월 주총에서 정관변경 안건을 두고 대립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하고 있어, 정관에서 신주 배정 대상자로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으로 한정된 문구를 삭제하려는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로 인해 정관변경 안건은 주총에서 특별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그러면서 영풍 측은 현대차 해외법인 HMG Global을 대상으로 한 신주 배정 무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풍의 MBK를 통한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이 같은 의결권 대결의 연장선 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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