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사실상 모든 카드를 다 꺼내놓고 공개매수에 응모할 주주의 선택만 기다리는 상황에서, 그 선택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인 '주식 매각 후 소득에 부과되는 세금' 문제에 대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로 자신에게 매각하는 게 세금 문제에서 더 이롭다는 게 공방의 요지다.
양측의 공개매수에 주식을 매각할 투자자의 형태는 다양하다. 그중 특히 해외 기관투자자의 관점에서 유불리 문제를 놓고 양쪽 의견이 갈린다. 현재 고려아연 전체 주식에서 외국인 투자자 주식 보유 비율은 약 18%로 총보유 주식 수는 377만6897주다.
한국과 조세조약을 맺은 국가의 법인은 본국에 법인세를 신고할 때 한국에서 원천징수로 납부한 세금을 차감하고 낸다. 이중과세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시 내야 하는 배당소득세는 원천징수 대상인 반면 영풍·MBK의 공개매수에서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고려아연 측은 "일각에서 지적하는, 미국과 영국 등에 본사를 둔 해외 기관투자자는 MBK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해외 기관투자자의 대부분이 미국과 영국 등 법인세율 15% 이상 국가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것은 맞지만 "이 국가들은 '이중과세 조정'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납부한 세금은 본국 법인세 산정 때 공제"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배당소득세로 한국에서 원천징수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손해볼 게 없다는 취지다.
또 "법인세율이 15% 미만인 저세율 국가, 법인세율이 0%인 국가에 본사를 둔 해외 기관투자자들도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더 이득"이라며 "극히 예외적인 (불리한) 사례는 고려아연 주식의 평균 취득단가가 21만원 이하인 경우"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은 "하지만 지난 1년간 고려아연 주가가 40만원을 상회했고 최근에는 80만원까지 육박한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조건에 해당하는 해외 기관투자자는 없다시피 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강조했다.
MBK 측은 그러나 "해외 연기금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본국에서 면세법인이므로 한국에서 납부하는 원천징수가 모두 비용"이라며 "(그들에게는)원천징수가 적은 것이 좋다. 양도소득이 배당소득보다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이어 "그밖의 해외투자가들의 경우에도 본국에서 한국 관련 투자소득이 면세되거나 법인세율이 낮은 경우들이 많아서, 이들에게는 한국에서 납부한 원천징수세금이 모두 본국에서 법인세 납부 시 세액공제되는 것이 아니다"며 "한국에서 원천징수가 적은 것이 좋아 양도소득이 배당소득보다 유리하다"고 부연했다.
또 "조세피난처처럼 조세조약이 없는 경우에도, 양도가액의 11%와 양도차익의 22% 중 적은 금액으로 과세되므로, 양도가액의 11%가 양도차익의 22%보다 적은 경우에는 항상 22%로 과세되는 배당소득보다 (양도소득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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