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상장지수펀드(ETF)의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장내 선물 매매로 수 천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2일 장내 선물 매매와 청산 과정에서 1300억원의 추정 손실이 발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ETF LP로 ETF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인 괴리율을 없애는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 ETF LP와 관계없이 장내 선물매매를 하면서 손실을 입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손실 발생 사실을 확인했고 "과대 손실 발생 및 허위 스왑거래가 등록됐던 사실을 발견했다"고 11일 공시했다.
ETF LP를 담당하던 운용역이 장내 선물 거래로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스왑거래로 위장했고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손실 사실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지난 8월2일 당시 코스피200 지수가 급락하고 8월5일에도 연이어 코스피200 지수가 급락한 만큼, 지난 2일 지수선물을 매수한 이후 지수 급락에 따라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지수선물 매수 포지션과 현물주식 매도 내지 옵션 포지션을 결합해 손실을 감췄다가, 포지션 청산 과정에서 손실 내역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8월2일 코스피2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04% 떨어졌고, 8월5일에는 무려 9.12%나 추락했다. 8월2일 코스피200 지수선물 매수 포지션을 취했다가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았다면, 8월5일 기초지수 급락으로 손실 폭이 급격히 늘어났을 것이다.
ETF LP 부서가 선물거래 포지션을 일중 청산없이 가져갔다면, 트레이딩 감독 부서의 내부통제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필요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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