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일동제약 TRS 엑시트…'5%룰' 절묘한 회피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일동제약 주식 등을 5% 이상 대량 보유했던 메리츠증권이 회수(엑시트)에 성공했다. 특히 1년간 장내거래와 차입 등의 빈번한 거래에도 주식 등의 대량보유 보고의무를 절묘하게 회피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 12일 일동제약 보유 지분이 종전 249만8896주(8.53%)에서 236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7월 일동제약과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통해 일동제약 1회차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CB 인수 외에도 장내 거래를 통해 일동제약 지분을 빈번하게 사고 팔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7월20일 1회차 CB 320억원을 취득하고, 같은해 7월28일에는 같은 CB 80억원을 추가로 취득했다. 또한 장내에서 보통주 458주를 사들였다. 주권과 주식 등의 지분율이 5% 이상이 됨에 따라 지난해 8월3일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을 보고했다.

그 이후에도 메리츠증권은 장내거래와 함께 주식 차입 등을 통해 일동제약 주식을 빈번하게 사고 팔았다. 다만 장내거래 규모나 주식차입 규모가 기존 보유 규모에서 1% 이상 변경은 발생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은 주식 등을 5% 이상 대량으로 취득한 뒤 보유비율이 1% 이상 변동되면 5일 이내(체결일 기준)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다만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자의 변경보고는 보고의무 발생일이 속한 달의 다음달 10일까지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9일 보유하고 있던 1회차 CB 200억원(125만주)와 보통주 99만9763주를 DB일동베스트3차에 양도했다. 메리츠증권으로부터 해당 CB와 주식을 양수한 DB일동베스트3차는 거래일로부터 5일 이내인 지난 5일 대량보유 상황을 신규로 보고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달 12일 대량보유 변경 상황을 보고했다. 보고 의무 발생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달 10일까지 공시해야 하나, 이달 10일과 11일이 공휴일이어서 익일인 지난 12일에 공시한 것이다.

5%룰의 보고 의무를 위반할 경우, 위반의 경중에 따라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5% 초과 부분 중 위반 부분에 대해 일정 기간 의결권 행사가 금지될 수 있다. 중요 사항에 대한 허위기재나 누락의 경우에는 수사기관 통보가 이뤄질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 전략운용팀에서 5%룰을 어기지 않도록 지분 변동 내역을 치밀하게 살피면서 거래를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