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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근거 없지만"…변전소 증설은 '노땡큐' [현장]


동서울변전소 증설 계획에 하남감일 주민들 반대 집회
"주민 건강 악영향" vs "증설한다고 전자파 더 늘지 않아"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고압변전소를 두고 지역사회 내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에 이어 경기도 하남시 하남감일공공주택지구(감일지구)에서도 변전소 증설 계획이 나오면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 단샘초 앞에서 동서울변전소 증설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지난 21일 오후 4시 하남 감일지구 입주민들은 단샘초 앞에서 한전이 추진하는 변전소 증설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전과 하남시가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건설사업 일환으로 2026년까지 기존 345kV급 변전소에 500kV급 변환소를 증설하겠다고 발표하자 변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이 반발한 것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전기(AC)를 직류(DC)로 변환해 송전한 후 수요지에서 교류로 변환해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교류은 변압기로 쉽게 전압을 바꿀 수 있지만 송전 시 방전량이 많다. HVDC 방식은 송전 시에만 방전량이 적은 직류를 사용해 방전량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주민들은 한전과 하남시가 지역 주민들과 협의 없이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전소 증설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면서 변전소 증설 철회와 변전소 이전을 주장했다. 변전소 증설 대상 지역인 동서울변전소가 있는 감일동 인구는 지난 5월 기준 약 3만9000명, 1만4000가구다.

주민들은 '변전소 out'이라고 적힌 풍선을 들고 단샘초 인근 거리를 행진했다. 또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집회 현장을 방문해 변전소 증설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21일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 단샘초 앞에 변전소 증설을 반대하는 주민과 한전이 설치한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HVDC가 안전하다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민들과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진행되고 있는 점이 문제"라면서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리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은 "하남시와 한전은 주민들에게 변전소 옥내화를 강조하면서 변전소 증설 계획은 숨겨왔다"면서 "인근에 많은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있는데 변전소 증설로 주민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 두렵다"고 강조했다.

하남시는 지난 9일 사업에 대해 주민 설명회를 열고자 했지만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하남시 관계자는 "지난번 설명회 무산 이후 다른 주민 설명회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전은 전자파가 주민들의 우려만큼 인체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감일지구에 '전류가 이동하는 직류전기에는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주민들에게 해당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한전이 측정한 송전선로 평균 전자파 측정값과 변전소 평균 전자파 측정값 [사진=한국전력공사]

◇ 주민 반대에도…"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전자파 영향 미미"

변전소를 둘러싼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주민들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변전소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21일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이 서울 양재시민의숲역 인근 매헌변전소에서 주변압기 옆과 지상에서 전자파 검사를 시연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변전소 반대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어지는 변전소 전자파 논란에 전문가들은 변전소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적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전문가는 "교류와 달리 직류는 인체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이미 교류 송전이 있는 변전소에 HVDC 변환소를 증설하면 방출되는 전자파가 줄면 줄었지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다.

이어 "주민들은 철탑이 눈에 보이니 우려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인체에 영향을 주는 교류 또한 시설과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인체가 받는 전자파의 양은 전자레인지와 헤어드라이어, 전기장판, 선풍기 등 실생활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보다 더 적다"고 덧붙였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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