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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도 배달만큼 수수료"…배민 발표에 외식업계 '술렁'


배민, 내달 신규 가입 점주에 부과…기존 점주는 내년 3월 말부터
포장 수수료 업계 표준될 듯…자영업자·소비자 전방위 피해 전망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외식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부터 외식 프랜차이즈 본부까지 술렁이는 분위기다. 배달의민족이 내달부터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발표한 탓이다.

배달앱 1위 배민의 결정으로 포장 수수료 부과는 배달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횡포가 도를 넘었다"는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결국 소비자 피해를 부를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점주들이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음식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서 음식배달 종사자가 배달음식을 오토바이에 넣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서 음식배달 종사자가 배달음식을 오토바이에 넣고 있다. [사진=뉴시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31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7월 1일부터 포장 주문에 새로 가입하는 점주를 상대로 포장 중개 이용료 6.8%를 부과한다고 공지했다. 기존 배민에 입점한 점주들은 내년 3월 31일부터 포장 수수료를 내야 한다. 6.8%는 배민의 배달 주문 수수료와 같은 수치다. 곧 포장 판매를 할 때도 배달 판매와 동일한 액수의 돈을 배달앱에 지불하게 됐다는 의미다.

배민 측은 포장 주문도 자사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거래이므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배민 입장에선 4년을 유예해 온 수수료를 이제 받기로 한 것이기도 하다. 당초 지난 2020년 8월 포장 주문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수수료 부과를 검토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4년간 무료 정책을 연장해 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지난 4월에도 배민은 포장 수수료 도입 계획을 밝혔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업계 1위 배민을 시작으로 포장 수수료는 배달업계 전반에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업계 3위 요기요는 포장 주문에 12.5%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었다. 2위 쿠팡이츠는 일단 내년 3월까지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지만, 이후 어떻게 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 앞에 배달앱 3사 스티커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 앞에 배달앱 3사 스티커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이 소식을 들은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원성이 자자하다. 지금도 부담스러운 수준의 수수료를 배달앱에 내고 있는데, 포장 수수료까지 지불하면 남는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엔 "해도 해도 너무한다", "포장이 왜 배달과 동일한 수준의 유지 관리 비용이 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왜 정부는 가만히 있나. 식품업체 가격 인상만큼 중요한 것이 배달앱 수수료 문제" 등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박성용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팀장은 "(배민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안다. 지금도 자영업자들은 수수료가 과도해서 못 살겠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포장 수수료까지 부과해 최대한 이익을 가져가려는 건 너무 과도하다. 상생은 뒷전에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부 매장을 제외하고 배달앱 없이 사실상 사업 영위가 불가능한 외식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결국 배달앱을 계속 이용하는 대신 음식값을 올리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포장 주문'이란 선택지가 사라지는 것도 문제다. 그간 다수 외식업체들은 수수료 부담이 적은 포장 주문 고객에게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해 왔는데, 배달 수수료와 동일한 포장 수수료가 도입되면 되레 포장비를 받아야 한다. 포장 주문 자체를 받지 않을 것이란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다.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의 실적에 따라 생존 여부가 결정되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달업계가 올해 너무할 정도로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에게)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정책을 쏟아내는 것 같다.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중"이라며 "단순히 포장비만 받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어진 경기 침체로 이미 한계에 달한 업체, 식당들에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포장비는 물론 음식 가격까지 올리게 된다. 억울한 건 그럴 경우 여론의 질타는 외식업체, 식당에 고스란히 쏟아진단 점이다.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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