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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선' 이긴 정치 '신인' 박민규 "민주, '시스템 공천' 증명"


'관악갑' 경선 승리…"신인 가점 없었다"
"검찰, 이재명 무분별 기소 당장 멈춰야"
"박민규-유종필, '과거와 미래의 싸움'"
"관악구-서울대 연계, 지역 일자리 창출"

[아이뉴스24 김주훈,박정민 기자]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서울 관악갑 후보의 정치 인생은 '삼세판'으로 축약된다. 컷오프(19대), 경선 패배(21대) 등 총선 도전에 잇따라 실패했지만 이번 경선에서 현역 3선 유기홍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박 후보는 본선을 앞두고 "과거냐 미래냐의 싸움"이라며 승리 의지를 다졌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관악구갑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관악구갑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민주당 경선 이변의 주인공답게 지난 25일 박 후보의 사무실에는 많은 지지자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그는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으로 사무실이 북적거린다'라는 물음에 "잘되는 캠프라서 그렇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관악은 서울 내 대표적인 민주당계 텃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여유로운 모습 대신 경쟁자 유종필 국민의힘 후보와의 대결에 "진실·절실·성실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종필 후보가 민주당계, 재선 관악구청장 출신이었던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다.

박 후보는 지난 총선 당시 유기홍 의원에게 1.3%포인트 차로 경선 패배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지난 경선) 패배 이후 관악을 좀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행정학 박사학위를 따는 등 정책 역량을 보강했다"며 절치부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경선에서 유 의원과 재대결했지만 경선 재도전을 이유로 '신인 가산점'조차 받지 못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역전승을 "민주당 시스템 공천의 결과물"이라고 자부했다.

다음은 박 후보와의 일문일답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관악구갑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관악구갑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정치인' 박민규는 생소할 수 있다. 어떤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나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에 다닐 당시 장래희망에 '정치가'라고 썼던 것이 기억난다. 직장인 시절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에 환호했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바탕으로 동북아 시대 중심국가로 나아가자>는 대통령 취임사에 크게 감동받았다. 이 경험들이 원동력이 되어서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였던 김근태 의원의 수행비서로 처음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박민규의 정치는 고 김근태 전 의원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듯이 김 전 의원은 원칙을 지켰던 민주주의자다. 통합의 정치를 강조하셨고 누구보다 가장 먼저 앞장서 책임지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수행비서로 5년 동안 지켜본 김근태의 정치는 '제민지산(制民之産·국민의 생업을 살피는 것이 정치의 본분)'이었고, 저에게 이 정치의 본분을 가르쳐주셨다. 현재 박민규의 정치는 김근태의 정신이 언제나 마음속에서 깊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3선인 유기홍 의원과의 경선에서 승리했다. 4년 전 패배 이후 무엇을 준비했나

"4년 전 경선 패배 이후 관악구를 좀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행정학 박사학위를 따고 서울시립대 행정학 겸임교수, 서울대 BK 조교수로 활동하면서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 활동에 전념했다. 이뿐만 아니라, (관악구) 낙성벤처창업센터장을 맡아 지역 내 혁신기업(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했고 나아가 이재명 대선캠프에서 정책본부 선임팀장으로 일하는 등 정책 역량을 보강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4·10 총선 본선에 임하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다

"과거 컷오프된 적도 있고, 4년 전에는 유기홍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배하기도 했다. 제겐 이 모든 과정이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선만 보더라도 관악구민과 당원들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셨다고 생각한다. 유 의원이 20년간 지역위원장을 하다 보니 이번에는 좀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보자는 변화의 흐름이 이번 공천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종필 후보의 경우, 사적 이익을 위해 당을 바꾼 구세대 정치인이다. 저는 새로운 정치를 하는 사람인 만큼, 주민들에게 '과거냐 미래냐', '유종필이냐 박민규냐'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 이해찬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본인의 선거 경험을 언급하며 '진실·절실·성실의 자세로 열심히 뛰어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 저는 이 위원장의 강조한 이 정신으로 본선에 임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악의 어떤 발전을 원하고 있나

"교통 인프라 확충과 주차난 해소가 중요 과제인 것 같다. 주민들의 교통과 도시 환경에 대한 개선 요구가 강하고, 특히 서울 서부선 경기 남부 연장(서울대-안양 직통선) 조기 착공, 봉천천 생태하천 복원 등 도시 인프라에 대한 요구도 상당하다. 유기홍 의원이 3선 의원이자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교육' 분야에선 성과가 있었다. 다만 다른 분야에선 미진했다는 지역의 아쉬움이 있었던 만큼, 저는 전반적인 도시 환경 개선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좀 더 발전을 두려고 한다"

-이외에도 박 후보의 핵심 공약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관악은 주거·소비 중심 도시이지만, '생산 도시'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관악은 서울에서 20~30대 청년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인 만큼, 청년들이 관악에서 정착·혼인·출산까지 누릴 수 있도록 소득 창출 기반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현재 관악구와 서울대학교가 협력하는 연구산업단지인 '관악 S밸리' 창업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데, 저는 '관악구-서울대' 연계 생태계로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 문화가 꽃필 수 있도록 추진하고자 한다"

"다른 핵심 공약은 '지역 종합병원' 유치다. 인구가 50만명에 육박하는 관악구에는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이 단 한 군데도 없다. 반면 인구가 관악보다 10만명이 적은 영등포는 3곳, 동작구는 2곳 등 대학병원 또는 대학병원 수준의 종합병원이 있다. 관악은 이미 서울대 부속 치과병원·동물병원·부속 병원 등 설립 명분이 충분하고 이는 의료 수요를 충족할 뿐 아니라, 바이오 관련 벤처 창업과 연구개발 활동, 각종 고용창출에 도움이 되고 더욱이 관악S밸리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관악구갑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관악구갑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경제 전문가로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 현주소를 평가한다면 어떤가

"윤석열 정부 지난 2년 동안 '만 나이 통일' 말고는 국민을 좋게 한 적이 없지 않은가. 재정 전문가로서 말씀드리면, '재정의 역할을 아예 포기한 정권'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통계로도 보면 2023년 정부소비 성장률은 1.3%로 2000년 이후 23년 만에 최저치다. 경제 위기나 불황일 때 재정이 버팀목이 돼야 하는데, 이 책임을 방기했다는 의미다. 재정 당국의 추계 잘못으로 세수 부족도 발생하면서 예산이 부족한 부분을 지자체로 전가하고 있어 지역 경제 타격이 심각하다"

"물가 폭등과 경기 침체로 지역화폐 등 서민 예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도 줄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부자 감세'로 표현되는 고소득자에 대한 다양한 감세 정책으로 경제는 더 나아질 기회도 놓쳤고, R&D(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삭감해 미래 성장 동력을 포기하기도 했다. 경제·재정·예산·정책에 빵점에 가까운 낙제점을 주고 싶다. 외교 역시 국익이 아닌 감정적 편향을 기반으로 두다 보니 대외환경도 매우 불안하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인 셈"

-당내 공천 갈등 여파로 국민에게 실망을 줬다는 지적이 있다

"기존 167명 민주당 국회의원 중 96명의 현역 의원만 후보가 됐다. 42.5%가 교체된 것인데, 대대적인 교체이고 시스템 공천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이 측면에서 박민규 역시 시스템 공천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4년 전 경선에서 받았던 신인 가산점도 없고 경쟁 상대였던 유기홍 의원도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현역의원에 대한 벽은 높지만 공천 시스템을 통해 도전자를 위한 기회의 문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유 의원과 20년을 같이 한 시·구의원들이 저와 '원팀'으로 함께 하고 있는 만큼, '부드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모두 당원과 국민이 결정한 결과인 만큼 생각이 많이 바뀌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선캠프 활동 이력으로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라는 시각이 있다

"선거에 도전하는 신인들은 언제나 이 대표가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 이 대표와의 인연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하지만 관악갑은 소위 '친명 경쟁'을 하는 후보가 없었다. 유기홍 의원도 계파색이 옅었고 그러다 보니 경선에서 네거티브 선거전도 없었다. 즉, 관악갑 민주당 경선만큼은 계파색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이 대표 체제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 아래에선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윤석열 정부와 검찰의 과도하고 부당한 기소 남용으로 인해 역할을 못 했고, 이로 인해 이재명 체제의 성과를 평가할 기회도 얻지 못했다고 본다. 이번 총선 결과는 물론 총선 이후 이 대표의 정치 행보가 소위 후반전 평가를 좌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과 당원이 이 대표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검찰의 무분별한 기소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22대 국회에 입성 후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

"정치가 국민의 만족감을 높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유능한 민주당과 일하는 국회를 복원하는 것이 제 목표다. 또한 관악 도시브랜드를 높이겠다고 공약한 만큼, 서울시와의 도시계획 협의, 일자리·교통·도시 인프라 등 도시 환경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해 봉사하고 싶고 이와 관련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관악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관악구갑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관악구갑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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