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항공사', 내년 마무리 기대

[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내년 2월 중순 나올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의 합병 승인을 받으면 기업결합까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만 남게 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이 3년 넘게 이어온 만큼 일각에선 이르면 내년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의 벽'을 넘고 나면 남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는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2월14일 전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잠정적으로 결론 내리겠다"고 공지했다. 당초 1월말 심사 승인이 이뤄질 것이란 업계의 예상보다 한 달여 늦어진 셈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이사회 직후 EU 집행위원회(EC)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시정안에는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등 EU 4개 중복 노선의 대체 항공사 진입을 지원하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대한항공은 그간 경쟁 환경 복원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시정조치 방안을 제안했지만 EC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후 EC와의 협의에 따라 거래 승인을 받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화물사업 매각'을 시정조치안으로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사전협의 절차 개시 이후 올해 1월 정식신고서를 제출하고 2단계 심사, 자료조사 협조 및 시정조치 협의 등에 나서왔다. 아울러 5개팀 100여 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상설 운영하며 맞춤형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EC의 공지와 관련해 "EU 집행위원회의 스톱 더 클락(Stop the Clock) 해제에 따라 향후 심사 진행 과정에 성실히 임해 빠른 시일 내에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EC가 내년 2월14일을 심사 마감 기한으로 공지한 만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각각 3%와 2%대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우선 심사가 남은 미국 경쟁당국의 경우 미국 법무부(DOJ)에서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심사는 종결된다. 대한항공은 앞서 미국 경쟁당국에 2021년 1월 설명자료를 제출하고 당해 3월 신고서를 제출, 이듬해 8월 심층조사 자료를 추가 제출했다. 이후 그해 11월 DOJ 심사기한이 연장됐다.

이와 함께 일본 경쟁당국에는 2021년 1월·8월에 각각 설명자료와 신고서 초안을 제출했다. 올해 3월부터는 시정조치 협의 단계를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시정조치안 협의를 완료하는 대로 정식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초 심사 종결을 목표하고 있다.

통상 일본 경쟁당국의 경우 정식신고서를 제출하면 30일 이내 사전협의가 마무리된다. 일각에선 이미 일본 노선에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LCC) 및 일본 국적사가 많이 진입돼 있는 만큼 심사가 매끄럽게 진행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EC내 반독점 부문을 이끄는 디디에 레인더스 EC 집행위원이 현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중)일부 제안에서 매우 좋은 진전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한 내용을 보도했다. EC 고위 당국자가 시정조치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 같은 평가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난 7일 진행된 델타항공 기자간담회에서 제프 무마우(Jeff Moomaw)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