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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용퇴로 'LG 3인 부회장 체제' 변화? …구광모, 정철동·조주완 택할까 [유미의 시선들]


부회장 후보 거론된 2인 거취 두고 관심↑…젊은 인재 등용 통한 '세대교체' 빨라질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LG그룹의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일로 LG그룹의 '3인 부회장 체제'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권 부회장의 공백을 메울 차기 부회장이 새롭게 탄생할 지도 주목된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LG그룹]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LG그룹]

22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차기 부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정철동 LG이노텍 사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이다. LG이노텍은 23일, LG전자는 24일 인사를 앞두고 있다.

정 사장은 글로벌 수요 약세에도 전장 부품에서 실적 호조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부회장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올해는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 3분기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줄어든 4조7636억원, 영업이익은 58.8% 감소한 1834억원에 그쳤다. LG이노텍의 매출 구조가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3분기 기준 애플에 대한 의존도는 75.4%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일각에선 정 사장이 LG이노텍의 사업 다각화를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회장으로 선임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시각이 있다.

LG전자가 4년만에 다시 부회장 체제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LG전자는 지난 2019년 '가전 신화'로 불린 조성진 전 부회장이 물러난 후 권봉석 당시 사장에게 자리를 넘기며 LG전자는 사장 체제로 변경됐다. 이후 권 사장이 지난 2021년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과 함께 (주)LG로 자리를 옮겼고, 조 사장이 자리를 물려 받았다.

일단 조 사장은 올 들어 글로벌 가전업계 불황에도 잇따라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LG전자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여 밖에 안된 시점에서 경영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어 내부에선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다소 낮다고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제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구 회장이 지난 2018년 취임한 후 부회장단 구성원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2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구 회장이 취임한 후 곧바로 실시된 2019 임원 인사에선 부회장단 6인 중 5인이 유임됐다. 당시 부회장단은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하현회 (주)LG 부회장이었다.

이 때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후 이사회 의장 직책을 유지했다. 2019년 9월에는 LG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한상범 전 부회장이 실적악화로 사임했다. 같은 해 실시된 연말 임원인사에서는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이 퇴임했다. 2020년에는 LG화학 이사회 의장인 박 전 부회장과 LG유플러스 대표이사인 하현회 전 부회장이, 지난해에는 LG생활건강의 차석용 전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권영수 부회장까지 용퇴하면서 LG그룹 부회장단 세대교체는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써 LG그룹 부회장단에 남은 인물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권봉석 (주)LG 부회장으로, '구광모 사단'만 남게 됐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이 영입한 1호 인재로 알려져 있고, 권 부회장은 구 회장 체제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5년여간의 긴 기간을 거쳐 구 회장이 부회장단의 숫자를 점차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권 부회장이 빠진 자리를 보완하지 않고 '2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올해 LG그룹 임원인사에서 새롭게 부회장으로 승진할 인물이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정소희 기자]
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정소희 기자]

차기 부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 않지만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일단 유임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일단 임기가 2026년 3월까지 남아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6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보인 데다 올 초 내부적으로 여러 잡음이 있었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만약 정 사장이 유임에 성공할 경우 핵심 사업부 수장들은 실적 악화 등의 책임을 물어 대거 교체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통신 계열사 수장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이날 퇴직하는 임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한 LG유플러스는 황현식 사장의 유임이 확실 시 된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23일 저녁 이사회를 열고 임원 인사를 확정한 뒤 24일 10시쯤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는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으로 복귀하고, 그 빈자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술관료 출신인 권용현 LG유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택진 기업부문 부사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LG그룹은 최근 각 사 CEO들에게 집행명령이라는 이름으로 임원 인사를 전달한 상태다. CEO를 포함한 임원 인사 안은 23일과 24일 각 사별 이사회를 거쳐 최종 확정, 공표된다.

재계 관계자는 "권영수 부회장의 퇴임은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로의 방향 전환의 신호탄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구 회장과 보조를 맞출 수 있는 더 젊은 경영진, 임원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가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전까지 '순혈주의' 기조가 강해 LG그룹으로 입사해 그룹 내부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 최상위 경영진에 포진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구 회장 체제 이후에는 외부 영입 등을 통해 세대교체를 이뤄가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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