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경영승계' 논란을 낳은 라온시큐어와 자회사 라온화이트햇의 합병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일부 주주들은 합병이 이뤄질 경우 지분가치가 하락한다고 반발했지만 희석되는 지분가치보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 가치가 크다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온시큐어는 16일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자회사 라온화이트햇과의 합병계약 승인의 건을 가결시켰다고 밝혔다. 합병 법인명은 기존과 동일한 라온시큐어로 유지되며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그동안 소액주주들은 라온시큐어가 자회사 합병을 통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의 합병으로 소액주주 지분이 희석되는 반면 이 대표 아들의 개인법인인 '비티앨 주식회사'가 라온시큐어 2대 주주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합병방식은 라온화이트햇 주주에게 라온시큐어 보통주 8.234주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라온시큐어 보유의 라온화이트햇 주식 49.82%와 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라온화이트햇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자기주식 취득분에 대해서는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다.
라온화이트햇은 이 대표(8.0%), 이정아 사장(3.0%), 비티앨 주식회사(26.71%) 등 특수관계인이 43.18%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들만 라온시큐어 신주를 독점, 지분이 19.37%에서 40.03%로 늘어나는 반면 소액주주 지분은 80.63%에서 55.65%로 줄어든다.
일부 주주들은 라온시큐어와 라온화이트햇의 기업규모가 차이가 나는 데도 합병비율을 제대로 산정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해왔다. 총자산, 순자산 등을 비교할 때 라온시큐어가 라온화이트햇보다 3.5배 가량 큰데, 합병비율은 1대 8.234로 정해졌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주총 표심은 지분가치 희석 대신 시너지 가치에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이다. 인적, 물적 자원 통합에 따른 경영 효율성 향상, 동일 업종 주력 사업 통합에 따른 시장 경쟁력 강화, 외형 확대를 통한 자금 조달 증대, 실적 상승을 기반으로 한 주주가치 제고 등의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주총에 앞서 라온시큐어 측은 소액주주의 자택을 일일이 찾아 설득 작업에 사활을 걸기도 했다. 한 소액주주는 이날 "회사 측이 집까지 방문해 합병에 따른 긍정적인 부분을 잘 설명했다"며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려는 모습이 보여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라온화이트햇은 블록체인 기반 인증, 디지털 인증, 화이트햇 컨설팅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옴니원 통합인증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신분증, 디지털 증명서, 사설 인증 및 블록체인 기반 VC(Verifiable Credential) 인증ᆞ검증 분야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라온시큐어는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증명서 발급 플랫폼 '옴니원 디지털 ID'를 출시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해외 대상의 디지털 신분증 플랫폼 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탄탄한 보안 솔루션에 블록체인 인증 기술력을 더해 글로벌 블록체인 인증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2030년 5,000억 원 매출을 달성을 목표로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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