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베이징 공장에서 다른 브랜드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가 해외 자동차 브랜드를 수탁해 생산하는 첫 사례다. 판매 부진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현대차의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의 전기차 모델 '아크폭스(Arcfox)'를 자사 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베이징현대가 아크폭스의 설계·생산·품질 관리를 맡는 방식이 유력하다. 생산기지는 연 4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베이징3공장이 거론된다.
아크폭스는 베이징자동차가 출시한 전기차로 올해 가격을 13.8%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판매 활동으로 내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 아크폭스 라이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크폭스 α-T(ECF), 세단 아크폭스 α-S, 아크폭스 GT 등을 판매한다.
아크폭스는 중국에서 지난해 2만5000대를 판매했고, 올해는 5만대, 내년 그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아이오닉 등 자사 전기차 현지 생산 대신 수탁생산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현대차에게 중국 시장은 여전히 높은 벽이다. 현지 판매 부진으로 매각을 추진하는 충칭공장은 한 달여 만에 최저 입찰 가격을 30% 인하했지만, 그래도 마땅한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보름 만에 다시 입찰가를 12.8% 내린 상황이다.
중국 베이징자산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충칭공장의 최저 입찰가는 22억4876만위안(약 4130억원)으로 직전보다 최초 매물 등록 가격이었던 36억8435만위안(약 6803억원)보다 39% 낮아진 상태다. 충칭공장은 현대차가 2017년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지은 현지 생산 거점이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시장 판매량이 한때 100만대에 달했다. 이에 생산 공장도 베이징 1~3공장에 이어 충칭, 창저우 공장 등으로 넓힌 바 있다. 그러나 베이징현대의 중국 판매는 2016년 114만대를 정점으로 매년 줄어 지난해 27만대까지 쪼그라들었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전기차 생산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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